<복지시론> 지극정성(至極精誠)-민성숙 전 춘천시의원

제14회 강원장애인 하나 되기 합창대회가 21일 오후 화천에서 있었다. 지난 해 대상을 받은 팀을 제외하고 모두 17개 팀이 출전해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마음껏 무대 위에 풀어 놓았는데 그야말로 감동의 무대였다.
이 합창대회는 다른 합창대회와 달리 장애인이 하나가되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지체장애, 신체장애, 시각장애, 지적발달장애, 농아인 등 각기 다른 장애를 가졌으나 서로 화합하여 하나로 마음을 모아 합창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춘천시장애인합창단인 ‘나래합창단’을 지휘하면서 늘 느끼는 사실이지만 어제 다시 확인하며 감동한 대목이 있는데 그것을 네 글자로 요약하자면 바로 ‘지극정성’ 이다.
17개 합창단 모두가 어쩌면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노래를 하는지…. 감동의 물결이 쓰나미가 되어 필자를 삼켰다. 어제 그 자리는 누가 대상을 받고 누가 인기상을 받느냐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격려를 하고 잘 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워 칭찬하고 자랑하는 모습은 어디에도 승부욕은 없었다. 박자가 틀리면 어떻고, 음정이 잘 안 맞으면 좀 어떤가. 화음이 제각각이면 또 어떤가. 모든 무대가 지극정성으로 꽉 채워진 그야말로 하나가된 멋진 무대였다.
은상을 받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우리 단원들이 필자에게 보내준 무한 신뢰와 사랑을 어떻게 다 갚으며 살아야할지 가슴이 울렁인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지휘를 해 달라며 미리 또 예약하겠노라는 그 따스한 마음들에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른 저녁나절 사랑멀미로 충만했음을 고백한다.
벽돌 한 장을 더 쌓은 기분이다. 앞으로 살아가는 자세를 가다듬어 ‘지극정성’으로 타박타박 나아가려 한다. 그 길이 어떠한 길이 되든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온 마음을 모아 조심스럽게 지·극·정·성으로 살다보면 먼 훗날 세상 소풍 마치고 훨훨 날아오를 때 후회하지 않는 민성숙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오늘은 단풍이 아름다운 가까운 계곡에 다녀올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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