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약품 정보접근성 향상 ‘약사법개정안’ 발의

국회 최혜영 의원,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보건의료 서비스 접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28일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건강관리와 보건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안전상비의약품, 보건용 마스크 등 다빈도로 사용되는 의약품, 의약외품에 대해 점자와 음성, 수어 영상변환용 코드를 표시하도록 의무화 ▲식약처장은 제약회사가 점자 등 표시에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 ▲장애인의 의약품 등 안전 정보 접근성 보장을 위한 표시 방법과 기준 개발, 교육, 홍보, 실태조사, 평가, 연구개발을 수행 등이다.
현행 약사법에는 의약품 표시정보의 점자, 수어 제공 의무화 조항이 없고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의약품 표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기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회 최혜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의약품에 점자표기를 하는 의약품은 94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의약품 64개, 전문의약품 26개, 안전상비의약품 4개 순이었으며 점안액, 소화제, 감기약, 연고 등의 제품이었다.
의약품에 점자표기를 의무화하는 약사법 개정안은 지난 국회에서 꾸준히 발의됐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그 배경에는 포장 자재 교체 등 의약품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제약업계의 부담도 깔려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약사법 개정안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점자 등 표기에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했다.
최혜영 의원은 “장애인의 보건의료서비스 접근성은 법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당연한 권리지만 점자표기 등 정보 접근성 개선에 소요되는 제약사의 부담을 무시한 채 무조건 의무화만 주장한다면 양쪽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고 지적한 뒤 “점자 표기 의무화만 주장하다가 임기 만료로 폐기되는 상황이 반복돼 온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건당국의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약사법 개정안은 또한 식약처가 시, 청각 장애인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 등 접근성 개선이 필요한 분야를 조사하고 그에 따른 표시 방법을 개발할 수 있는 규정도 신설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점자, 영상변환용 코드 외에도 제약회사가 표시하기 쉽고 장애인 당사자도 읽기 쉬운 방안을 연구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그동안 식약처는 장애인의 의약품 안전 정보 접근성 개선에 소홀했다. 의약품 점자, 수어 동영상 표기 여부 실태조사는 한 번도 실시한 적 없고 관련 연구용역은 2015년에 한 번 실시했다.
약사법 개정안의 시행은 공포 후 3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되 점자와 음성, 수어 영상변환용 코드의 표시 연구개발 등 식약처의 준비행위는 미리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최 의원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장애인이 기본적인 의료정보조차 접근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를 결심했다”며 “21대 국회에서도 다시 임기만료폐기로 약사법 개정안이 무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제약업계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장애인 당사자의 건강권이 보장되는 방법을 법안에 담아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의 의약품 안전 정보 접근성을 개선하려면 표시 주체인 제약회사의 협조가 절실하다”면서 “저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법안 통과와 예산과 시스템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 할 테니 관련된 여러 단체에서도 혜안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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