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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노예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이 정부 측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면서 정부 측 패소가 확정됐다.
염전노예장애인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염전노예사건공대위)는 “다수의 장애인이 포함된 수백 명의 사람들을 길게는 수 십 년 간 마치 노예와 같이 착취하고 심지어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던 사건”이라며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큰 충격을 안겨 주었던 일명 염전노예 사건의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가배상청구소송의 상고심이 정부 측의 패소로 확정됐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지난 2015년 11월 13일, 사건의 피해자 8명은 대한민국과 신안·완도군을 상대로 각 3,0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 했다. 2017년 9월, 1심에서는 이들 중 ‘도와 달라’며 수차례 파출소를 찾아갔으나 경찰이 번번이 염전주인에게 돌려보냈던 한 사건에서만 원고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패소한 7명 중 항소를 포기한 4명을 제외한 3명이 항소심을 제기, 지난해 11월 서울 고등법원은 3명에 모두에 대해 모두 국가의 책임을 인정, 2,000만원~3,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각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장애가 있는 피해자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가해자에게 되돌려 보낸 고용노동부와,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완도군, 그리고 이미 피해자가 실종자로 등록돼 필요한 보호조치를 취했어야 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가해자의 노동착취를 방치한 경찰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정부와 완도군이 상고장을 제출하며 논란은 다시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6일과 10일 피고 대한민국과 완도군은 책임을 부인하며 대법원에 상고, 염전노예사건공대위는 같은 달 1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강력 규탄한 바 있다. 이어 지난 5일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정부와 지자체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민사1부(라))은 대한민국과 완도군의 상고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려 국가배상청구소송은 3년 5개월 만에 그 막을 내렸다.
염전노예사건공대위는 “대법원이 대한민국과 완도군의 파렴치한 상고심 제기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린 것은 정당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정부와 지자체를 향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부정한 대한민국과 완도군을 다시 한 번 규탄한다” 며 “사건이 발생한 2014년에 비해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장애인 대상의 착취와 학대에 대해 각 부처와 자치단체가 책임 있는 태도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심리불속행이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이 법 위반 등의 특정한 사유가 없다면 더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