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회적약자 살림살이 걱정 할 때다


박혁종 본지 공동대표

정부의 3분기 소득 통계가 나왔다. 그 결과가 매우 의미심장하고 한편으론 충격적이다. 전체에서 가장 소득이 낮은 하위 20%의 소득이 무려 작년보다 22%나 줄었는데, 작년에 100만원을 벌었다면 올해는 78만원밖에 못 벌었다는 뜻이다.
이런 감소폭은 역대 최대 폭으로, 무엇보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에 총력전을 펼쳤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소득 하위 20% 가구의 올 3분기 근로소득은 47만8천900원. 지난해보다 22.6%나 줄었는데, 역대 최대 폭의 감소이다. 근로 외 소득까지 합한 월 평균 소득도 131만8000원으로, 작년보다 7% 줄었다. 역대 3분기 중 가장 많이 떨어졌다.
통계청 박상영 복지통계과장은 “저소득가구의 상황이 많이 안 좋은 것이 확인이 됐다”고 했다. 이런 소득 감소는 일할 기회가 줄어든 탓이 가장 크다. 소득 하위 20%의 가구당 취업자는 0.69명으로, 지난해보다 16.8% 줄었다.
소득 하위 20% 계층의 근로 소득이 하도 줄다 보니, 연금이나 용돈 등 이전 소득보다도 적어졌는데, 이런 경우는 역대 3분기 중 최초이다. 서민을 위한 일자리 정책이 고용 참사로 이어지면서, 저소득층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의 소득이 급감하면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소득 격차도 11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벌어졌고, 연금에 최저 임금 인상, 그리고 정부가 재정 확대를 통해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하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하위 70% 소득 고령자에 매달 지급되는 기초연금은 9월부터 5만 원이 올랐지만 수급자들은 소득증가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기초연금 수급자들의 여론을 모아 보면 기초연금 타서 방세 주고 휴대폰 요금을 주고 하면 쓸게 없다는 것이다.
9월부턴 매달 10만원씩 아동수당도 신설됐지만, 무자녀 극빈층과 고령층에겐 남 얘기에 불과하다. 2조9천억 청년일자리 추경 예산, 3조 일자리안정자금, 1조2천억 근로장려금 등 구멍 난 저소득층 근로소득을 세금으로 메꾸어 봐도 양극화는 심해졌다.
반면 소득 최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작년보다 8.8% 늘어났다. 이러다보니 소득 하위 20%와 상위 20% 계층 사이의 소득 격차는 5.52배로 치솟았다. 2007년 3분기 이후 최악의 빈부격차이다.
이런 불평등 완화를 위해 정부는 세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게 다시 부담으로 돌아오기도 할 것이다. 세금과 사회보험, 이자비용 등을 포함하는 3분기 비소비지출은 지난해 대비 23% 이상 급등하며,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00만 원선을 넘었다.
소득은 줄어드는데, 고정 지출은 늘어나면서 쓸 돈이 말라버리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세금주도 성장으론 분명 한계가 있고 역효과가 크니까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 쪽으로 정책전환을 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또다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현 정부 경제팀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은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고 했다. 야당은 정부의 경제 정책기조가 없는 사람이 더 가난해지는 정책이라고 비판했지만, 청와대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기조는 변함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연말쯤이면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정부는 말해 왔는데, 아직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들리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오히려 빈부 격차를 더욱 더 확대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허구성이 드러나고 있고, 없는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있는 사람은 더 부자가 되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국민들의 의문은 가득하기만 하다. 이 나라를 이끌고 있는 위정자들이 ‘처음’을 찾아 엉켜 있던 실타래를 풀면 비로소 오늘 보다 내일이 나아질 것이다. 필자가 왜 ‘처음’을 찾으라고 하는가 하면, 그것은 정치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아주 귀한 성찰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서다. 앞으로 내가 또다시 뭔가를 실수해 버렸을 때, 또는 국민에게 있어 착오와 미흡함에서 자신을 건져 낼 수 있는 나침판이 될 것이다. 편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으려 했는데 참혹한 뉴스에 참담함을 보았다.

< 저작권자 © 강원장애인복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