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장애인 비해 뇌혈관질환 4배·암 5배 유병률 높아

보사연, ‘장애인의 만성질환, 건강행태 및 사망위험’ 연구결과

사망위험 2배 가까이 높아…흡연·체질량지수 영향 커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암 등 만성질환 모든 영역에서 질환을 가질 위험이 높았고 사망위험 또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체질량지수, 음주, 흡연, 신체활동, 소득수준 등 혼란변수를 보정한 후에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한국연구재단 KCI(Korea Citation Index·한국학술지인용색인) 등재 학술지인 ‘보건사회연구’ 제40권 제2호에 실린 ‘장애인의 만성질환, 건강행태 및 사망위험 :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 분석’ 논문(김지영 한국장애인개발원부연구위원, 강민욱 홍익대 겸임교수, 서욱영 전 한국장애인개발원연구원, 이지원 연세대 교수)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지자료를 이용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성별과 나이를 매칭한 후 두 집단 간의 만성질환, 건강행태 및 사망위험을 비교하고 장애인의 사망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행태를 규명했다.
그 결과 장애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고혈압 62.8%, 당뇨 25.7%, 심장질환 11.9%, 뇌혈관질환 18.4%, 암 5.8%, 비장애인은 고혈압 56.2%, 당뇨 18.8%, 심장질환 8.4%, 뇌혈관질환 5.4%, 암 1.6%로 나타났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을 비교한 결과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고혈압을 가질 확률(Odds ratio)은 1.34배, 당뇨를 가질 확률은 1.51배, 심장질환을 가질 확률은 1.49배, 뇌혈관질환을 가질 확률은 4배, 암을 가질 확률은 3.83배로 모든 질환에서 높았다.
체질량지수, 음주, 흡연, 신체활동, 소득수준을 보정한 후에도 고혈압을 가질 확률이 1.36배, 당뇨를 가질 확률이 1.55배, 심장질환을 가질 확률이 1.46배, 뇌혈관질환을 가질 확률이 4.07배, 암을 가질 확률이 5.02배 각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건강행태를 비교했을 때 음주와 신체활동에서 그룹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비흡연인 경우가 과거 흡연 경험이 있거나 현재 흡연을 하고 있는 경우보다 높았고(71.1% vs 72.0%), 비음주 비율 또한 각각 73.4%, 64.3%로 높았으며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도 전체의 65.1%, 60.4%로 가장 높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망위험을 2015년까지 추적 조사해 비교한 결과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집단의 사망자 수가 각각 321명(35.1%)과 917명(20.0%)이었다. 집단간의 사망위험을 비교해 보면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사망위험이 1.97배 유의하게 높았으며 체질량지수, 음주, 흡연, 신체활동, 소득수준을 보정한 후에도 1.9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의 사망원인은 노쇠(20명), 기타만성 폐색성 폐질환(18명), 뇌혈관질환의 후유증(16명), 뇌경색증(15명), 급성 심근경색증(12명) 순이었으며 비장애인의 경우 기관지 및 폐의 악성 신생물(86명), 노쇠(54명), 상세불명 병원체의 폐렴(51명), 위의 악성 신생물(41명), 급성 심근경색증(40명) 순이었다.

▣ 장애와 만성질환 연관성 시사
장애인의 건강행태에 따른 사망위험을 분석한 결과 흡연 유무 및 체질량지수에 따라 사망위험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장애인의 건강행태에 따른 사망위험비를 분석한 결과 흡연의 경우 과거/현재흡연 집단이 비흡연 집단에 비해 사망위험이 1.31배 높았으며 체질량지수의 경우 정상체중 집단을 기준으로 저체중인 경우 2.06배 높았다.
반면 비만인 경우 0.68배로 사망위험이 32%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저체중은 영양 섭취와 높은 연관성이 있으며 체력과도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체질량지수는 실제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는 체지방율, 복부 내장지방 및 제지방량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가 요구되며 향후 체지방률, 복부 내장지방, 제지방량을 고려한 후속연구가 수행된다면 보다 명확하게 체구성이 장애인의 만성질환과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에서 동일한 연령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만성질환과 조기 사망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장애와 만성질환의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으로 예측했다.
만성질환으로 인해 장애가 발생하기도 하고 장애로 인해 만성질환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실제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88.1%의 비율 중 질환으로 인한 장애가 56.0%를 차지하며 뇌병변장애, 신장장애, 심장장애, 간장애, 장루장애 등의 경우 심혈관질환, 신생물(종양)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난다.

▣ 건강행태 관리 포함한 조기 중재 필요
신체기능의 제약으로 인한 신체활동량 감소 역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장애인의 경우 음주를 하지 않는 비중이 비장애인에 비해 높아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보이지만 신체활동 미참여 수준 역시 높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주요 사망원인이 주로 순환계통의 질환(Diseases of the circulatory system)이고 신체활동의 제약과 같은 어려움에 따라 기존 장애의 악화 또는 심혈관계 만성질환 발생이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장애인이 제한적 신체활동을 극복하고 적절한 신체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재활 프로그램이나 의료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정부에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금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비장애인의 금연교육 이수율은 29.0%(장윤정, 2015)인데 비해 장애인의 금연교육 이수율은 2.4%(장애인실태조사)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보행상의 장애나 이동의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시각이나 청각 장애인의 경우 기존 금연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렵기에 이들을 위한 금연 프로그램 개발이나 장애 유형에 따른 맞춤형 금연 교육 프로그램이 요구된다는 제언이다.
연구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규모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나이와 성별을 매칭함으로 만성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나이, 성별, 소득수준 등 혼란 변수를 보정한 후 장애가 만성질환 발생과 사망에 미치는 영향 및 건강행태가 장애인의 사망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연구로 가치를 지닌다”며 향후 장애인의만성질환으로의 이환과 사망 예방, 건강 유지를 위한 건강행태 등 장애인 건강을 위한기초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노인인구의 만성질환유병률이 높아지면서 질환으로 인한 장애출현율 또한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초고령인구의 증가와 함께 고령 장애인 인구가 증가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와같은 결과는 장애인에게 만성질환의 관리 및 사망을 줄이기 위한 예방이 필요하고 의료비 절감을 위해 건강행태 관리를 포함한 조기 중재(intervention)가 필요함을 시사한다”며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장애인의 고령화는 만성질환으로의 이행된 생애주기의 증가를 동반하므로 생활습관 교정과 정기적인 검사 및 관리를 통해 장애인의 만성질환 관리 및 조기 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 보건 정책과 교육 홍보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

< 저작권자 © 강원장애인복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