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애학급은 찜통, 교장실은 시원 ‘스쿨’(Scool)

지난 여름 인천의 한 초등학교 장애인 특수학급만 에어컨을 켜지 않은 학교장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징계를 권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몇몇 언론에서 다루었지만 다른 사안에 비해서 너무나 조용하다. 이 사건은 장애인에게는 최악의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강 건너 불구경 하는 듯 남의 나라, 그것도 아주 후진국 나라에서 일어난 일인 것처럼 관심이 없다.
이는 지난해 여름, 이 학교가 장애인이 수업하는 특수학급 교실 2곳의 에어컨만 틀지 않고 비용이 소요되는 체험학습을 허가하지 않아 장애 학생들을 차별하고 이들의 학습 기회를 차단했다며 진정을 제기하면서 알려진 것이다.
인권위 조사 결과 이 학교는 지난해 6월 21일부터 9월 23일까지 장애인 학급만 빼고 에어컨을 가동한 것, 찜통 교실에서 매일 한 차례씩 아이의 옷을 전부 벗기고 장루주머니를 교체하느라 힘들었다는 학부모의 증언, 학교장은 특수학급은 과목에 따라 1∼3명이 수업을 해 체온에 의한 실내온도 상승폭이 크지 않고, 교실이 1∼2층에 있어 상대적으로 시원해서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 같지도 않은 변명을 늘어 놓았다.
그러나 A씨는 지난해 가장 더웠던 7월 21일 특수학급 에어컨은 켜지 않았으나, 자신 혼자 근무하는 교장실 에어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가동한 것이다. 더욱더 분노케 하는 것은 특수학급 운영 예산을 학교 페인트칠을 하는데 쓰는 등 다른 곳에 멋대로 사용했고, 장애 학생은 지원을 잘해줘도 기억을 못 한다는 폭언도 남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교장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인천시 교육감에 징계를 권고한 것이다. 하지만 징계권고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지난 10월 13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에 대하여 “범국가 차원의 구조 역량이 총동원 됐어야 할 시점에 대통령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직무유기 아니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비추어보면 당사자인 교장은 알고도 묵인과 함께 에어컨 가동을 하지 말라고 지시까지 한 점 등을 미루어 보면 세월호 사건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상에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것도 교육자라는 사람이 이런 무서운 일은 저질렀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미필적 고의’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불구, 그 결과의 발생을 인용하는 것인데 지난 6월 21일부터 9월 23일까지 두 달 넘게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것은 물론 기상청 관측 기록으로 가장 더웠던(32.3℃) 7월 21일에도 에어컨이나 이에 준하는 냉방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시한 교장이 어찌 미필적 고의의 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인가.
정부가 1여 년 동안 각 부처별 적폐를 가려내어 연이어 인신 구속으로 온통 나라가 시끄러운데 문제의 장애인특수학급에서 일어난 문제의 이 초등학교 교장에 대하여는 이렇게 관대한지 장애학생과 가족을 둔 부모 형제·자매 그리고 관심 있는 국민들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다음’에 “이런 일이 또 다시 재발된다면 그 때는 용서 없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그 말은 이미 우리들의 습관이 되어 버린 사실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번엔 그런 바보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한다면 과거의 후회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며 동시에 우리들의 소중한 시간과 정열을 현실과 미래에 쓸 수 있을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교장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인천시 교육감에 징계를 권고하지 말고 사법 당국에 고발하여 철저한 수사에 따른 처벌만이 우리 사회의 약자 사각지대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다. ‘적폐’라는 정의에 말은 이럴 때 사용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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