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방소멸의 대안, 지방분권이 답이다

곽도영

강원도의회의장

지난해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가 대부분의 이슈를 생산하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그만큼 중요한 이슈가 바로 ‘지방소멸’이다.
땅을 가꾸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해지며 쓸모가 적은 땅이 되듯이, 지역을 지키고 가꾸는 사람이 없으면 그 지역은 지역으로서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 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구역, 주민, 자치권 중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지방소멸의 핵심이다.
통계청의 ‘2020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7만2천400명, 사망자 수는 30만5천100명으로, 인구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초로 인구 자연감소(-3만2천700명) 현상이 발생했다고 한다. 또한 한국고용정보원의 인구소멸지수 조사(2020. 5월 기준) 결과,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05곳이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다.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저출산 고령화, 청년인구 유출 등의 문제로 18개 시·군 중 15개 시군이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강원도의 도의회의장으로서, 마음이 더욱 착잡한 것도 사실이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근본 원인인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동안 정부가 국가정책 중심으로 추진하다 보니 지방정부와 충분한 연계·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지역소멸이라는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답은 결국 지방분권의 강화에 있다.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가 전제가 되어야 현장 특성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 고무적인 것은, 지난해 연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내년 초 시행을 앞두고 있어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기틀이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에는, 조례 제·개정 및 폐지에 대한 의회 직접 청구, 지방의원 소환제 도입 등 주민의 직접참여권 확대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정책지원 전문인력운영 등의 자치권 확대, 의회 운영의 조례 위임, 정보공개 확대 등의 책임성과 투명성 강화와 더불어, 중앙과 지방 간 협력관계 정립을 위한 중앙지방협력회의 신설 등이 포함됐다.
물론, 지방의회법 제정을 통한 조례 제정권 확대,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 등과 더불어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에 담기지 못한 주민자치회 조항 추가를 위한 개정 노력, 지방정부 여건에 맞는 재정분권 실현 등 법률·제도상 미비점을 보완해 나가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이 모든 것이 온전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위한 길이다.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고 급격한 사회 변화를 이끌어 가야 하는 주체는 바로 지역이다. 지역의 주체인 우리 모두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 앞장서서, 진정한 지방분권 시대를 열고, 국가 균형발전의 밑거름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 가야한다.
지방분권은 균형발전을 위한 토대이며, 균형발전은 곧 지방소멸 위기 해소로 이어질 것이다.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강원지역 공동대표로서, 그리고 강원도의회의장으로서,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을 맞고 지방소멸의 위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이 시기에,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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