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론] ‘장애와 노인’ 편견 유감

장애란 신체기관이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로 정의할 수 있으며, 장애인이란 신체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나라의 장애정책 흐름을 보면, 6.25 전쟁으로 많은 부상자들이 생기면서 수용구호 중심의 정책을 펼쳐 나가다가, UN이 1981년 ‘세계 장애인의 해’를 지정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이를 계기로 장애인 복지에 대한 연구와 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게 되었다.
1998년에는 ‘장애인 인권 헌장’이 제정되었으며, 2007년에는 드디어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장애인에 대한 인격체를 법으로 정립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장애인 인권 헌장도 제정되고 장애인에 대한 법률도 제정되었으니 이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과연 사라진 것일까? 필자는 한 마디로 ‘유감’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매스컴 등을 통해 보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진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혹자는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장애인처럼 행동했다”라고 표현한다. 이것은 장애인에 대한 상식이하의 비하 발언임에도 잘못되었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냥 똑같은 인격체로 바라보면 되는데 말이다. 흑인종, 백인종, 황인종 같이 서로 피부가 다르고 언어도 다른 사람들이 존재하듯이 조금 다른 상황에 있는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되는데, 불필요한 동정을 하거나 불쌍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것 역시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강원도의회 이정동 의원님이다. 두 다리를 사용하지 못해 주로 휠체어를 사용하며, 걸을 때는 목발을 짚고 다니신다. 경북 대구 출생이고 사격을 아주 잘하셨다는 것은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으나 어떻게 장애인이 되었는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아니 물어 볼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이 의원님을 자주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도의회나 행사가 있을 때 가끔 만나면 나는 무조건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해맑은 미소가 나를 평안하게 만든다. 모든 사람을 품을 수 있을 정도의 살인적인 방긋 미소다. 매사에 긍정적이며 유머실력은 수준급 이어서 필자는 그야말로 발끝에도 못 미친다. 또한 장애인들의 권리신장을 위해서는 불철주야 연구하고 이해당사자를 설득하고 관철시켜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이들이 기뻐하는 일들을 추진해 나가는 충정을 보노라면 최고의 점수를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필자는 이 의원님이 장애인이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다.
우리는 보통 65세 이상을 노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100세 시대에 65세는 그야말로 청춘이라고 표현해도 괜찮을 만큼 생산적이고 진취적인데, 사회에서 바라보는 눈들은 아주 낮은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노인들에 대한 편견은 수도 없이 많지만 대표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많은 노인들이 건강이 나빠서 많은 날을 이불 속에서만 산다. 대부분의 노인은 성(Sex)에 흥미가 없고 또 성적 활동도 불가능하다. 나이가 들면 노망이 들게 마련이다. 노인은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하다. 노인은 젊은이보다 투표율이 낮으며 정치적 관심도 낮다. 앓는다는 것은 노화의 필연적인 결과이다. 나이가 들면서 지능이 뚜렷하게 떨어진다….
지금까지 나열한 편견들에 대해서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행여나 그릇된 편견을 그대로 마음속 깊은 곳에 두고 있지는 않을까 해서 몇몇 내용에 대해 잘못된 편견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노인들은 많은 날을 이불 속에서 보내지 않는 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중 92.4%가 집안일과 바깥일을 모두 혼자서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대부분의 노인들은 정말 성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 연구 결과 “인간은 마지막 숟가락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본능에 충실한 동물”이라고 주장하면서 57~64세는 73%, 65~74세는 53%, 75~85세는 26%가 이성과 육체적 관계를 한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셋째로, 노인들이 젊은이보다 정치적인 관심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결코 노인의 투표율이 젊은이보다 떨어지지 않았으며 정치적 관심도도 떨어지지 않았다. 2002년도 16대 대선의 경우, 노인의 투표율은 78.7%로 5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정유년 새해에는 장애와 노인에 대한 편견을 다 날려버리는 원년의 해가 되자! 장애인과 노인들을 “도움을 줘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와 함께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나와 조금 다른 점이 있는 구성원”이라고 생각하면서 사는 신나는 붉은 닭띠의 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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