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중증이지만, 마음은 행복 1급이에요”

원주 장애인 문학가 황상정 씨

◇ 장애인 문학가 황상정씨

◇ 황상정씨가 제11회 임윤지당 얼 선양 문예작품공모전에서 차하로 입선한 작품.

“말할 수 없는 고통과 가족들의 고생 후 마음을 다잡고 쓴 글들이 내게 희망이자 생명입니다. 글을 쓰고 문학을 배우면서 저의 몸은 장애 2급이지만 마음은 행복 1급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2019년 봄, 서울디지털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한 장애인 문학가 황상정씨(원주시 태장동)의 말이다.
황씨는 8년 전에 마주 오던 음주운전자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해 뇌병변 지체장애를 얻었고 이후 우측 편마비가 되어 중증 2급 장애인이 되었다. 25년간 택시를 운행하던 건실한 가장으로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고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 모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눈의 망막이 터져 시각장애가 생겨 복합 장애를 갖고 있는 황씨에게 시를 쓰고 대학 강의를 듣는 일은 비장애인보다 몇 배는 어려운 일이다.
황씨는 원주에 거주하며 지역 언론에도 여러 번 출연한 문학가이지만, 현재도 병원 입원생활을 반복하고 이동이 어려워, 재학하고 있는 서울디지털대학의 행사, 학과 모임 등에 참여하지 못하는 점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대학의 온라인 강의 수강과 학과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접속해 ‘글쟁이’들의 소식을 주고받는 일에 행복을 얻고 있다.
절망 속에서 가족의 격려로 문학을 시작했다는 황 씨는 “책을 좋아했던 20대 대학 시절에 신문사 출판부에서 일했던 경력을 기억해 낸 아내의 권유로 시를 썼다” 며 “여러 문학 공모전에 출품한 결과, 월간 시사문단과 계간 지필문학 등에서 상을 받고 등단했다” 고 말했다.
또 “당시 중학교 1학년으로 병원에서 학교를 다니며 병간호했던 막내아들이 지금은 대학생이 되어 글 쓰는 아버지를 위해 태블릿 PC를 선물하고 사용법을 안내해줘 작품활동과 대학 강의 수강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황씨는 “앞으로도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써서 문학실력을 키우고 싶다” 며 “서울디지털대 문예창작학과에서 글의 작성 요령 등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해 정통 문학을 공부하고 글쓰기를 계속해 더욱 생명력 있는 문학인이 되고 싶다” 고 포부를 밝혔다.
황씨는 제11회 임윤지당 얼 선양 문예작품공모전에서 차하로 입선하는 등 시조시인, 수필가로 왕성한 문학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서울디지털대학은 현재 155명의 장애 학생이 재학 중이며,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설치해 학습 및 시험평가 지원, 강의 자막 지원 등 강의 수강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또 장애 학생이 입학 시 입학금 전액과 매 학기 수업료를 감면하는 장학제도를 운영 중이다.

최호철 기자/newskw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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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장애인복지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