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보장제도, 맞춤형으로 확 바뀌었다

2015년 7월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2000년 10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가구당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하고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있어도 부양능력이 낮으면 수급권자로 지정되어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 등을 모두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보다 1원만 많아도 수급권자에서 벗어나서 생계급여 등 모든 급여를 받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보다 다소 낮아 생계급여 등을 받은 사람은 소득인정액이 높아 수급자에서 벗어난 사람보다 더 여유 있게 살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가난한 사람은 충분한 소득을 얻을 수 없다면 수급자의 지위를 유지할 만한 돈만 벌고, 의료급여와 교육급여를 계속 받는 방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땅에서 가난한 사람을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 셈이다.

선정기준 중위소득 419만 원(4인 가구)

정부는 2015년 7월부터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종합선물세트형 복지에서 맞춤형 복지로 이렇게 바뀌었다.
첫째, 선정기준을 가구당 최저생계비에서 ‘중위소득’으로 바뀌었다. ‘최저생계비’란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으로 매년 보건복지부장관이 공표한 금액이다. 2015년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는 61만7천281원, 2인 가구는 105만1천48원, 3인 가구는 135만9천688원, 4인 가구는 166만8천329원 등이었다.
‘기준 중위소득’은 모든 가구의 소득 순위를 매겼을 때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으로 4인 가구는 422만2천533원이다.(필자 주-최저생계비와 기준 중위소득, 그리고 선정 기준은 매년 인상되는 경향이 있기에 해당 연도의 기준을 꼭 확인하기 바란다. 2016년 최저생계비는 1인 가구 64만9천932원, 2인 가구 110만6천642원, 3인 가구 143만1천608원, 4인 가구 175만6천574원 등이다. 2016년 중위소득은 1인 가구 162만4천831원, 2인 가구 276만6천603원, 3인 가구 357만9천19원, 4인 가구 439만1천434원 등이다)
둘째,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가구당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친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보다 낮으면 생계급여 등을 모두 받을 수 있었지만, 7월 1일부터는 급여의 종류별로 중위소득의 기준이 달라진다. 생계급여는 4인 가구의 경우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28%인 118만 원 이하일 때 선정되어, 118만 원에서 소득인정액이 미치지 못한 액수만큼을 받을 수 있다. 즉 소득인정액이 18만 원인 4인 가구는 생계급여로 100만 원을 받고, 68만 원인 가구는 50만 원을 받는다. 가구의 소득인정액을 산정할 때 당사자뿐만 아니라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도 고려된다.
의료급여는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40%인 168만 원 이하일 때 선정되어, 필수 의료서비스를 낮은 본인부담률로 받을 수 있다. 근로능력이 없는 1종 가구는 외래 진료에 1000~2000원을 내고 입원은 무료이며, 근로능력이 있는 2종 가구는 외래와 입원 진료비의 10~15%를 낸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기에 싼값으로 의료를 이용할 수 있다.
주거급여는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43%인 181만 원 이하일 때 선정되어, 지역별 기준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주거급여는 실제 임대료에 비교하여 턱없이 부족했는데 점차 현실화될 것이다.
교육급여는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50%인 211만 원 이하일 때 선정되어, 고등학교 입학금·수업료와 초·중학교의 부교재비, 중·고등학교의 학용품비 등을 받을 수 있다.
맞춤형으로 바뀌면서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29%이하(필자 주-2017년에는 30% 이하로 조정될 예정)인 가구는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 등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중위소득의 29%는 더 되고 40%이하인 사람은 생계급여를 못 받지만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를 받을 수 있고, 43%이하인 사람은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를 함께 받고, 50%이하인 사람은 최소한 교육급여를 받을 수 있다.

부양의무자 중위소득 이하 땐 ‘능력 무’

그동안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보다 미치지 못해도 아들, 딸, 며느리, 사위, 부모 등 부양의무자에게 부양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생계급여 등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개편된 제도에서도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지만, 부양의무자 소득이 중위소득 미만일 때는 부양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정하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다소 완화되었다. 특히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만, 교육급여는 해당 가구의 소득인정액만으로 판정하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했다. 따라서 4인 가구의 경우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50%인 211만 원 이하인 사람은 누구나 교육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새롭게 바뀌는 기초생활보장제도도 신청주의를 원칙으로 한다. 맞춤형 복지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직접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해야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사람은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자치단체에서 급여를 조정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한다.
가구당 소득인정액은 근로소득, 사업소득, 기타소득 등을 합산한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의 합으로 산정되는데, 재산은 주거용재산, 일반재산, 금융재산, 승용차 등으로 세분된다. 승용차는 차량가격의 100%를 매달 소득으로 간주하고(차값이 250만 원인 중고차는 매달 250만 원의 소득), 예금 등 금융재산은 500만 원을 공제한 후 연리 75%(월6.26%)의 이자수입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통장에 1000만 원이 있다면 매달 31만3000원의 소득) 본인의 소득인정액이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면 신청할 수 있다.
* 보건복지부 http://www.mohw.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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