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와 별자리 이야기] 본격 추위가 시작되는 ‘대설(大雪)’


대설은 일 년 스물 네 개의 절기 중에서 스물한 번째 절기입니다. 1년 중 겨울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지를 앞두고 있는 절기이기도 하고요. 대설이라는 한자어는 클 대大 자와 눈 설雪 자로 이루어져 있으니, 대설은 큰 눈을 의미하는 절기이기도 합니다. 음력으로는 11월에 들어 있으며 양력으로는 12월 7일이나 8일 무렵인데요. 절기를 나누는 기준이 되는 태양의 황경은 255도에 도달하는 때가 바로 대설입니다.
대설은 소설보다 더 큰 눈이 내린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언제나 대설에 눈이 많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많은 변화 때문에 이러한 절기가 최근에는 잘 들어맞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입추부터 상강까지를 가을로 보고, 입동 이후부터를 겨울로 보기 때문에 대설은 겨울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서양의 경우에는 추분부터를 가을로 보기 때문에 대설까지 가을로 보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니 어쩌면 눈이 오지 않는 대설이 계속된다면 서양식의 계절 구분법이 더 맞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네요.
눈이 내리면 이런저런 불편함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또 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처럼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도 있는데, 이는 눈이 덮인 보리밭의 경우 보온이 잘 되어 냉해를 피할 수 있어 이듬해 보리 풍년이 들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설은 1년을 마무리하면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소설이 김장과 같은 월동준비를 하는 시기라면 대설은 메주를 쑤기에 좋은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농가월령가>의 십일월령에는 “부네야 네 할 일 메주 쑬 일 남았도다.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재워두소.”라고 노래를 하기도 한 것이지요. 우리네 음식의 기본이 되는 고추장과 된장과 간장, 이 모든 것이 메주에서부터 시작되니 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메주를 쑤는 일이니 이런 노래가 나왔으리라 봅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대설의 날, 일기예보는 연일 추위에 대해 겁을 주는 기상 캐스터의 멘트로 가득 채워져 있지요. 이제 잔뜩 움츠러들 일만 남은 겨울의 중심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이제 저무는 한 해가 아니라 시작될 한 해를 향하여 성큼 다가서기 위해 애를 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조들이 메주를 쑤면서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항한 준비하였듯이 말이지요. 새로운 한 해를 얼마나 잘 보낼 수 있을 것인가는, 바로 지금 우리가 얼마나 꼼꼼하게 그리고 얼마나 성실하게 준비를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자료: 산수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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