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 실종·학대 등 지속 발생…인권위, 제도 개선 권고

치매노인 실종되면 노숙인시설서 보호
의료시설 억제대 사용 ‘신체의 자유 침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치매노인 인권보호를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관련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10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실종 치매노인 단기간 일시보호 제도 개선 ▲노인의료복지시설에서 신체억제대 사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치매환자에 대한 사례관리의 확대 ▲치매환자 보호자의 치매관리사업 심의과정에 대한 참여 보장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전국 시·군·구 기초 지방자치단체장에게는 ▲치매상담센터 인력기준 준수 ▲경찰서·노인복지관 등 유관 기관과의 협조체계 구축 ▲치매 예방 등 치매상담센터 활성화 방안 마련 ▲치매환자 사례관리를 확대 실시할 수 있도록 인력 확보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매환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65세 이상 치매노인 수는 2015년 기준 64만8000명이다. 2024년에는 100만명을 넘어서고 2050년에는 270만명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치매노인의 실종, 학대나 방임, 간병살인(치매노인 돌봄에 지친 가족들이 환자를 살해하는 것) 등은 지속 발생하는 실정이다. 인권위는 실종 치매노인의 단기간 일시보호 방안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보건복지부 지침에는 실종된 치매노인을 노숙인 보호 관례에 따라 조치하도록 돼 있다. 이에 실종된 치매노인은 노숙인 일시보호시설에서 보호받게 된다.
인권위는 “치매노인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 며 “노인복지법에 따른 주야간보호시설 또는 단기보호시설 등에 입소시켜 보호할 수 있도록 연계 체계를 구축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노인의료복지시설의 시설장이나 간호사 등이 임의적으로 치매노인에게 신체억제대를 사용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 없이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신체억제대 사용 등 신체 구속의 오남용 방지를 위해 ‘노인복지법’에 법적 근거를 신설하고 ‘노인복지법 시행령’에 구체적 내용과 세부적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치매환자 사례관리를 확대해 실시할 수 있도록 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노인보건복지사업안내 지침에 관련 내용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치매관리사업의 계획수립과 운영, 평가 및 서비스 개선 등에 관련 전문가들의 참여 못지않게 핵심 이해 당사자인 치매환자 보호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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