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름다운 침묵

때 이른 늦더위에 농심(農心)을 애태우는 장마 속 가뭄, 찔끔거리는 비를 맞으며 숨 가쁘게 달려간 영월스포츠파크….
넓은 체육관, 가득 메운 인파들, 왁자지껄 전통시장 장날처럼 시끄러워야할 그곳에 소리 없는 질서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소리 없는 질서 속의 움직임, 그러나 그 자리를 메운 사람들은 즐거움과 호기심, 기쁨이 넘쳐나는 영롱한 눈빛으로 서로서로를 다독이고 응원하는 찬사의 몸짓을 주고받고 있었다.
이따금, 그러나 힘차게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려 흔드는 수화 박수갈채에 이곳이 이들의 축제 장소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사단법인 강원도농아인협회가 주최하고 강원도농아인협회 영월군지부가 주관하며 강원도와 영월군이 후원한 2016 강원도농아인대회가 지난15일 오전 영월군스포츠파크실내체육관에서 박선규 영월군수, 조정이 영월군의회 의장, 신이선 강원도 경로장애인과장, 임조성 강원도장애인단체연합회장, 정기봉 강원도신체장애인협회장, 정운신 강원도장애인체육회사무처장, 김휘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강원지사장을 비롯한 도내 농아인, 자원봉사자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을 기념해 열린 이날 행사는 왕언니클럽의 난타 식전행사를 비롯해 기념식 및 부대행사로 열렸다.
부대행사로 예술마당에서는 지부별 프로그램 활동 전시 및 농아인 미술&공예 작품 전시, 희망마당에서는 영상 및 도서를 통한 외국수어 맛보기와 수화 영상상담 시연, 참여마당에서는 건강검진 및 체험존에서의 참여 행사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영월스포츠파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수화언어법 제정기념 2016 강원도농아인대회는 그렇게 열기를 더했다. 들리는 것은 오직 스치는 발자국 소리뿐, 그러나 직원들의 말없는 지휘아래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농아인들의 아름다운축제는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오랜만에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신 뒤, 돌아오는 길에서 응어리진 체증을 훌훌 털어버리는 속 시원한 하루의 취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날 나는 그렇게 신체의 장애를 넘어 자신들의 주변을 화합과 발전의 장으로 승화시키려는 장애인들이 있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김연경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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