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보호 아동들 10만원 아동수당 누가 받나

본인계좌로 월14만원 지급…친부모도 사용 못 해

만 24세 돼야 인출…“시설 아동 자립에 도움 될 것”

만 0~5세 아동에게 매달 10만원을 지급하는 아동수당 신청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부모나 대리인이 있는 아동은 문제가 없지만 사회복지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아이들은 아동수당을 어떻게 받을까?
아동수당은 부모 등 보호자가 신청한 후 지급 대상으로 선정되면 오는 9월21일부터 통장으로 입금된다. 아동수당법에 따라 시설에서 생활하는 만 0~5세 아동도 동등하게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아동수당법은 ‘아동수당 수급권자’를 부모가 아닌 아동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설 보호 아동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지침에 따라 아동수당을 받는다.
25일 복지부 ‘2018 아동수당 사업 지침(가안)’에 따르면 아동양육시설, 아동일시보호시설, 공동생활가정, 장애인(영유아) 거주시설, 입양기관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만 0~5세 아동은 정부가 개설해주는 개인 디딤씨앗통장(아동발달지원계좌)으로 아동수당을 받는다.
2016년 기준 사회복지시설 보호 아동은 모두 1만3천689명으로 이 가운데 만 0~5세 아동은 3천239명이다.
디딤씨앗통장은 저소득층 아동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해 정부가 운영하는 통장이다. 아동이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정부매칭지원금 명목으로 월 4만원까지 적립해준다. 따라서 시설 보호 아동은 아동수당 10만원을 받으면 4만원이 적립돼 매달 총 14만원을 받게 된다.
아동수당 수급권자를 아동으로 정한 배경에는 우리보다 먼저 아동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한 일본의 시행착오 사례가 있다. 일본은 시행 초기 아동수당 수급권자를 ‘보호자’로 규정했다. 보호자가 없는 시설 아동은 수당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일본 정부는 수급권자 규정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자 최근에야 수급권자를 아동으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디딤씨앗통장에 입금된 아동수당과 매칭지원금은 아동이 만 18세가 되기 이전에 중도 인출할 수 없다. 친부모가 나타나 시설 아동을 가정에 데려가더라도 부모가 통장에 있는 돈을 사용할 수 없다.
단 병원비 목적으로는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지침에 따라 사회복지시설이 아동의 병원비 영수증을 지자체에 제출, 지자체가 승인하면 병원비만큼 돈을 인출할 수 있다. 아동수당을 포함한 디딤씨앗통장 예금은 아동이 만 18세가 돼야 해지할 수 있으며 이때도 학자금이나 생활비 용도로만 해지할 수 있게 했다. 자유롭게 인출하려면 만 24세 이상이 돼야 한다.
시설 보호 아동은 지금도 후원금과 정부매칭지원금을 디딤씨앗통장으로 받는다. 성인이 되기까지 약 600만~700만 원가량을 쌓아 사회로 나갈 때 밑천으로 삼는다. 아동수당이 지급되면 더 많은 금액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자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 아동이 입양될 경우에는 입양 부모가 디딤씨앗통장을 중도 해지할지 그대로 유지할지 결정할 수 있다. 중도 해지를 선택할 경우에는 정부매칭지원금은 환수되고 보호자가 다시 아동수당을 신청해 다른 계좌로 받을 수 있다. 중도 해지 하지 않으면 디딤씨앗통장으로 계속 수당을 받을 수 있다. 단 한번 결정하면 다시 중도 해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디딤씨앗통장을 통한 아동수당 지급은 지침이 정한 사회복지시설 입소 아동에게만 해당되며 친인척이나 일반 가정에 위탁돼 보호받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위탁 가정에 아동수당이 지급된다.
유주헌 복지부 아동복지정책과장은 “아동수당 수급권자가 아동인 만큼 시설 보호 아동도 예외가 아니다”며 “아동수당이 시설 아동의 자립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인동 기자/newskw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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