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각장애인 참정권 보장 ‘인권위’ 나섰다

청각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후보자 토론 등 선거 방송에서 수어(手語) 통역사를 여러 명 배치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4일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를 열고,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지방선거 관련 방송을 할 때 수어 통역사를 두 명 이상 배치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인권위는 또 이들 방송사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장애인방송 프로그램 제공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것도 권고할 방침이다. 장애인 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 방송 당시 화면에 나오는 수어 통역사가 1명밖에 없어 누구에 대한 통역인지 알 수 없고, 화면이 작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등 차별을 받았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 했다.
이에 대해 KBS와 MBC는 선거 방송 화면에 수어 통역사 2명을 배치하면 카메라 배정, 화면 차지 비율 등 기술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해명했고, SBS는 KBS와 MBC의 중계를 받아 송출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선거방송 등 국민적 관심이 많은 경우 한국수어화면 크기를 8분의 1까지 확대할 수 있고, 다수 통역사가 등장하는 경우 통역사를 주어진 화면의 크기 내 분할 배치하는 것을 권장하는 장애인방송 프로그램 제공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것은 환영한다.
인권위는 지상파 3사가 이번 전국동시지방선거방송에서 장애인방송 프로그램 제공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다자 토론일 경우 2인 이상의 수어통역사를 배치해 청각장애인이 후보자의 발언이 보다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수어통역 서비스를 개선하기를 권고하는 것은 5월 10일 유권자의 날을 맞아 선거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새기며 이번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장애인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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