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숙의 토요편지] 걸어서 한양 가자

걸어서 한양 가자!

걸을 수 있을 때 걸으면서 건강을 찾고, 걸으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자는 목적을 갖고 오늘(25일) 드디어 네 사람이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춘천의 원로 예술인 몇 분께서 시작하신 일입니다. 이 멋진 프로젝트에 덤으로 저를 끼워 주셔서 매 주 토요일 즐거운 일이 생겼습니다.
주 1회 전철로(路) 옆 자전거 길을 걸어서 1회에 1~2개역 구간을 걷는 것인데요. 말하자면 춘천에서 청량리까지 걸어서 가는 신나는 프로젝트 입니다. 총 8회에 걸쳐 걷는데요. 첫날인 오늘 김유정역을 출발해 강촌역까지 장장 14.95㎞를 걸었습니다. 총 2만 3천 보(步). 시간으로는 세 시간 하고도 사십분이 걸렸습니다.
이런 곳에 길이 있었나 싶은 산길을 오르기도 하고 경춘 도로 아래로 흐르는 둔더리 강가(의암댐에서 구 강촌역 앞까지의 강줄기를 둔더리 강이라 함)를 걷는데 찬란한 봄이 오고 있더군요. 아침 햇살이 가늘게 부서져 반짝이는 강에서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이 샬랄라하더라니까요. 걸으면서 바라보이는 둔더리 강 끝 쪽에 우뚝 솟은 강선봉의 좌수봉도 오늘따라 무척 씩씩해 보였어요.
그렇게 기분 좋게 걷는 동안 소설가 선생님의 최근 작품 이야기, 서예가 선생님의 인생 이야기, 시인 선생님의 구수한 입담까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웠음을 자랑해도 될까요? 그런데 사실은 말이지요. 나중에는 발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힘들어 죽는 줄 알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어요. 다음에 안 데리고 가실까 봐요. 하하.

벌써 다음 주가 기다려지는 ‘걸어서 한양 가자!
어떠신가요. 벗님들도 한 번 이런 즐거운 봄나들이 계획해 보고 싶지 않으세요? 가끔가끔 이렇게 기발한 생각과 행동들이 삶을 탱글탱글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함께 이 기쁨에 동참 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신 다솔회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는 봄 밤, 따스한 생강나무 가지 차 한 잔 마시면서 편지를 마칩니다.

* 민성숙 전 춘천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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