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건강한 편이다…저소득층 31% 대 고소득층 79%

보건복지부 2019 의료서비스경험조사 결과 발표

소득격차 따라 의료서비스 경험률, 건강인식 달라

◇ 자료사진

국민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주관적 건강수준이 소득격차에 따라 최대 5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 이상은 의료취약계층과 지역에 의료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보건복지부는 21일 2019 의료서비스경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약 6000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 1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국내 의료서비스와 제도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파악해 국민 중심의 보건의료체계 수립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고자 실시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제출되는 국가승인통계이기도 하다.

◇ 소득격차에 따라 주관적 건강수준 3배 가까운 격차
주관적 건강수준에 대해 응답자 중 53.9%는 자신의 건강수준이 ‘좋다’고 답했다. ‘매우 좋다’는 응답도 12.3% 있었다. 23.1%는 ‘보통’을 선택했다. 반면 ‘나쁘다’와 ‘매우 나쁘다’는 각각 9.4%, 1.2%였다.
주관적 건강수준에서 ‘좋다’와 ‘매우 좋다’를 합친 긍정 비율을 가구소득별로 보면 소득수준이 낮은 1분위에서는 긍정 비율이 30.9%에 그치는 반면 2분위 64.4%, 3분위 74.9%, 4분위 79.3%, 5분위 73.0%였다. 1분위와 4분위 간 격차는 48.3%포인트다.
실제로 2018년 7월1일부터 2019년 6월30일까지 1년간 진료를 위해 병원이나 의원을 최소 1번 이상 방문한 비율은 외래 71.3%, 입원 4.6%였다.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진료를 받은 비율은 27.6%다.
가구소득별로 보면 1분위의 외래서비스 이용률은 88.3%, 2분위는 71.5%, 3분위는 68.6%, 4분위는 63.9%, 5분위는 69.2%다.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률은 1분위가 10.0%로 가장 낮았고 2분위 26.6%, 3분위 30.8%, 4분위 35.3%, 5분위 30.0% 순이었다.
보건의료제도 인식과 변화 필요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72.0%는 의료취약계층에 의료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답했다. 의료취약지역에 의료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도 74.7% 있었다. 73.9%는 공공의료기관을 확대하고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환자의 대형 병원 쏠림 방지가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70.4%였으며 우리나라 보건의료 제도에 대한 신뢰는 66.5%, 만족은 67.0%의 긍정 답변이 나왔다.

◇ 의사·간호사 서비스 평가 개선…건강불안 공감도는 후퇴
환자들이 생각하는 의사와 간호사의 태도 및 서비스는 긍정적 평가가 전년보다 많아졌다.
2019년 외래진료에서 의사 서비스에 대한 긍정 평가는 83.9%, 간호사 서비스에 대한 긍정 평가는 89.2%로 각각 전년도 82.0%, 83.9%보다 개선됐다.
의사의 경우 예의를 갖춰 대했다는 응답은 92.1%, 치료나 시술의 효과와 부작용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는 비율은 86.7%, 검사나 치료 방법 결정 시 환자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비율은 85.1%, 질문이나 관심사를 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응답은 84.6% 등으로 각각 전년도 83.7%, 82.9%, 82.3%, 81.3%, 80.6% 등보다 향상됐다.
간호사의 경우 예의를 갖췄다는 응답 89.7%, 진료 절차 등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는 응답 88.7%로 2018년도 각각 84.5%, 83.3%보다 올랐다.
그러나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긍정평가가 낮은 상태다. OECD의 외래진료 의사 서비스 긍정 평가 비율 평균은 86.6%다. 특히 외래진료에서 의사와의 대화 시간이 충분하다는 비율은 OECD 평균이 83.2%일때 우리나라는 74.7%로 큰 격차를 보였다. 의사와의 대화시간과 건강 상태에 대한 불안감에 공감도는 2018년 각각 80.6%, 81.4%에서 2019년 74.7%, 80.4%로 긍정평가가 줄었다. 입원진료에서는 의사 서비스 긍정 평가가 86.1%, 간호사는 88.7%로 각각 전년도 80.7%, 78.9%보다 상향됐다.
의사평가에서 예의를 갖춰 대했다는 응답은 93.0%, 치료나 시술의 효과와 부작용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는 비율은 87.8%, 검사나 치료 방법 결정 시 환자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비율은 85.0%, 질문이나 관심사를 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응답은 86.2%, 입원 중 의사와의 면담이 용이했다는 응답은 83.9% 등으로 각각 전년도 82.9%, 78.9%, 80.4%, 82.4%, 77.7% 등보다 향상됐다. 단 건강 상태에 대한 불안감에 공감도는 외래서비스와 마찬가지로 2018년 81.9%에서 2019년 80.5%로 긍정평가가 감소했다.
간호사 평가에서는 예의를 갖췄다는 응답 91.6%, 진료 절차 등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는 응답 90.1%, 연락 시 바로 응대했다는 응답 83.4%, 퇴원 후 주의 사항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는 응답 89.6% 등으로 2018년도 각각 79.1%, 77.0%, 76.9%, 82.6%보다 올랐다.

◇ 낙상 경험 환자 1년 새 2배 늘어…개인 간병인 평균 12.3일 고용
입원을 한 환자 중 침대에서 낙상을 했거나 낙상한 환자를 본 비율이 1년 사이 약 2배 이상 늘었다. 입원 중 낙상 또는 다른 환자의 낙상을 목격한 비율은 2018년 9.2%에서 2019년 20.5%로 증가했다. 투약 부작용 호소도 같은 기간 6.2%에서 10.1%로 올랐다. 감염에 대한 불안감 호소도 6.4%에서 8.7%로 늘어났다.
반면 야간 방문객의 소음이나 텔레비전 등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꼈다는 응답 비율은 2018년 58.4%에서 2019년 43.1%로 감소했다. 비상구나 소화기 등 안전 시설물을 확인한 환자는 2018년 25.3%에서 2019년 29.2%로 증가했으나 여전히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입원 환자는 예약한 날짜에 입원한 경우가 47.0%였으며 외래 진료 후 당일 입원자가 31.0%, 응급실을 통해 곧바로 입원한 경우가 17.0%였다. 해당 질병 치료를 위해 입원 전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한 경우는 24.4%다. 입원 환자의 10.1%는 입원과 퇴원 시점에서 병실이 달랐는데 96.7%는 1~3인실을 사용하다가 다인실로 옮겼다. 반대로 다인실에서 1~3인실로 이동한 경우는 2.4%에 불과했다. 입원 환자의 93.7%는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바로 입원을 했으나 6.3%는 입원을 위해 대기해야 했다. 대기 기간은 평균 9.5일이다.
대기 사유는 수술 일정이 38.4%, 특정 전문의사 처치 요구가 31.7%, 입원 병상이 없어서가 29.9%였다. 입원 환자 중 11.7%는 개인 간병인을 고용했으며 평균 고용기간은 12.3일, 일평균 비용은 8만3천745원이다. 2018년의 개인 간병인 고용률은 7.9%, 고용기간은 7.3일이었으며 일평균 비용은 9만9천203원이다. 개인 간병인 고용 만족도는 60.2%였으며 불만족 사유는 비싼 간병비 53.2%, 간병인 고용의 어려움 14.5%, 서툰 간병 서비스 4.8% 순이다.
간호와 간병이 필요한 환자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동에 입원해 서비스를 받는 간호·간병서비스 병동 이용률은 9.8%였으며 만족도는 84.5%였다. 보건의료제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응답자의 32.6%였으며 보건의료 관련 소식을 접하는 경로는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 69.0%, 텔레비전 61.7%, 의료인 45.3%, 인터넷 웹사이트 34.2%, 사회관계망서비스(SNS) 9.6%, 라디오 2.4%, 종이신문 2.3%, 기타 0.6%등이다.
우영제 보건복지부 정책통계담당관은 “이번 조사 결과는 이용자의 관점에서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것에 의미가 있다” 며 “앞으로도 국민에 의해서 의료서비스 수준을 진단하고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확인해 보건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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