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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모두 장애인인 내 딸아이의 고백

이정희 / 춘천주재 기자

나의 딸은 참 너무 불행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필자가 뇌출혈로 쓰러져 장애를 얻는 바람에 엄마의 손길이 한창 필요한 나이에 엄마의 정을 받지 못하고 자랐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입학하려 했다.
그런 와중에 아빠도 뇌경색으로 장애인이 되었다. 그래서 대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아이는 강원체고 1학년까지 다니고 허리부상으로 운동을 포기하고 1년 후배들하고 다시 처음부터 고등학교를 다녀 졸업하고 지금사회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태권도 강원도대표였지만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휴대폰을 취급하는 통신회사에서 근무한다.
어제 퇴근길에 승강기를 타려는데 시각장애인 아저씨가 내리시는 것을 보고 딸아이는 모른 척할 수가 없어서 그분을 부축해 집에까지 모셔다 드리며 “저희 부모님도 모두 장애인”이라고 하고 필자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 “장애는 선택사항이 아니고 누구나에게 찾아올 수 있는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문까지 열어드리고 집에 와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듣는 나도 흐뭇했다.
내가 교육을 잘못시키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강자 앞에서는 비굴하게 굴지 말고 강하게나가고 약자는 무조건 도와줘라” 하는 교육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잠시 딸아이가 필자에게 고백을 했다. 창피하다고 당연히 해야 될 일을 했는데 엄마에게 자랑한 것이 쑥스럽단다. 그렇다 우린 비장애인 없이는 살아가기 힘들다.
연말연시나 명절 때가 되면 각종사회단체에서 선물, 김장김치 등 나눔사업을 한다. 감사한일이다. 하지만 그 끝에는 의례히 우리 몸을 빌려줘야 한다. 같이 사진 한 장 ‘찰칵’ 자존감은 잠시 여행을 보내고….
우리는 받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있다. 조금 힘들어도 우리스스로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 그러면 자존감도 상하지 않고 잠깐이나마 몸을 빌려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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