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지상의 마지막 밥상

이영춘

천안함 46 용사를 위해 준비한 처음이자 마지막 아침 밥상이었다.
어머니들은 국과 밥이 식을까봐 랩으로 싼 그릇을 두 손으로 꼭 감싸 안았다.
어머니와 아내들이 차린 마지막 밥상이었다.

그러나 밥은 줄지 않았다.
아들과 남편들은 밥상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머니들은 아들, 남편들이 먹지 못하고 있는 밥을 국에 말아 주며 눈물을 삼켰다.
어머니들은 영정 속 46 용사들이 물끄러미 밥을 바라보기만 하자 “아들아! 여보! 아침 먹고 가야지!—”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고, 장진선 중사 어머니는 “우리 강아지 어떻게 어떻게”라며 오열했다.
고, 박보람 중사 어머니 박영이씨는 “보람아, 반찬도 없이 이렇게 초라한 밥상을 차려 줘서 정말 미안하다.
미안해!”라며 영정 속 아들의 얼굴을 쓸어 내렸다.
고, 강준 상사 어머니는 아들 사진을 보며 “막둥아, 미안해, 평생 널 지키지 못한 짐을 지고 살 거야, 막둥아, 막둥아!”라며 한없이 막둥이를 불렀다.
어머니들과 아내들이 차려준 마지막 아침 밥상을 아들, 남편들은 그렇게 받아 들고 떠났다.

· 이영춘
· 평창 봉평 출생
· 전 원주여고 교장
·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겸 감사
· 강원장애인복지신문 회장

< 저작권자 © 강원장애인복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