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절반가량이 밤길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여성들이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에서처럼 밤에 마주친 사람에게 범죄 표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원초적 불안에 떨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Ⅴ)’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6∼9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75세 이하 성인남녀 3천873명(남성 1천967명, 여성 1천906명)을 상대로 대면 면접방식으로 일상생활에서 자주 경험한 일들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
조사에서 ‘야간 통행 귀가 때 마주치는 사람에 대해 두려움을 얼마나 자주 겪느냐’는 물음에 ‘경험한 적이 없다’는 답변이 남성은 87.43%였으나 여성은 54%에 그쳤다.
여성의 절반가량인 46%가 밤에 길 가다 만나는 사람을 두렵게 여긴다는 말이다.
여성이 두려움을 느끼는 빈도를 구체적으로 보면, ‘매일’ 2.98%, ‘일주일에 1∼2번’ 4.34%, ‘한 달에 1∼2번’ 12.34%, ‘1년에 1∼2번’ 26.41% 등이었다.
또 ‘붐비는 장소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에 대해 두려움’을 겪은 여성도 36.74%에 달했다. 남성이 이런 경험을 했다는 답변은 10.17%에 불과했다. ‘외모(용모, 복장, 신체적 조건, 등)에 대한 지적, 비하 발언’을 들은 경우도 남성은 16.42%에 그쳤지만, 여성은 24.37%에 달했다.
‘가사/돌봄 노동을 강요’받은 경험도 여성 22%였지만, 남성은 8.54%에 불과했다.
다만 ‘자가 운전하거나 대중교통 이용 중에 욕설이나 무시, 비하’ 받은 경우는 남성 28.6%, 여성 31.87%로 비슷했다.
이인동 기자/newskw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