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노예 사건’ 국가 배상 책임…결국 대법원에서 판가름

전남 완도군·대한민국 상고장 제출…공대위, “즉각 철회” 규탄성명


◇ 지난달 23일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 2심 재판이 끝난 뒤 피해 장애인을 대리한 최정규 변호사(원곡법률사무소)와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라남도 신안군과 완도군 등지 염전에서 지적장애인들에 대한 폭행과 감금, 강제노동 등이 이뤄진 이른바 ‘염전 노예’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손해 배상 책임이 결국 대법원 판결을 통해 판가름나게 됐다.
전라남도 완도군과 대한민국 정부는 각각 지난 6일과 10일 염전 노예 피해자 김 모 씨 등 3명에 대해 손해를 배상하라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지난달 23일 항소심 재판부가 김 씨에게는 국가와 완도군이 합쳐서 3천만 원을, 나머지 두 명에게는 국가가 각 2천만 원과 3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와 지자체의 지적장애인 보호 의무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1심 판결을 뒤집고 국가 등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신안군과 완도군 지역에 정신장애인 강제노동 피해가 적지 않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해당 지역 경찰 공무원과 근로감독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이 각별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정부의 상고 제기 소식이 알려지자 장애인단체 등으로 구성된 ‘염전노예장애인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3일 상고 제기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염전 노예’ 사건은 지난 2014년 지적장애인들이 전라남도 신안군과 완도군 등지 염전에서 제대로 된 임금도 받지 못하고 폭행에 시달리며 강제 노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사건으로, 일부 피해자의 사연이 알려진 뒤 경찰과 지방노동청 등이 점검반을 꾸려 실태 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잇달아 확인되며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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