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망자 가운데 ‘화장(火葬)’된 비율이 24년 사이 4.4배 늘어 약 85%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화장을 선호하지 않았던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서울, 부산, 경기 등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화장로가 부족해 증설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사망자 중 화장한 비율은 84.6%로 전년(82.7%)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 19.1%였던 1993년 대비 4.4배 늘어난 수치다. 2002년 처음 40%대(42.6%)를 넘어선 화장률은 2005년 52.6%, 2011년 71.1%, 2015년 80.8% 등으로 증가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화장 비율이 낮았던 고령 사망자에 대해서도 화장을 지내는 경우가 늘어났다. 상승률만 보면 70대가 2016년 81.5%에서 2017년 84.6%로 3.1%포인트 늘어나 가장 증가폭이 컸다.
이어 80세 이상이 2.7%포인트(75.4%→78.1%), 60대 1.5%포인트(90.1%→91.6%) 순이었다. 어느덧 60대 이상 사망자 중 82.2%가 화장을 지내게 됐다. 50대 이하 연령층에선 화장률이 96.2%에 달했다. 10대 사망자 화장률이 99.5%로 가장 높았고 20대 98.2%, 40대 97.3%, 30대 97.0%, 50대 95.4%, 9세 이하 94.6% 등이었다.
전국에서 화장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으로 93.0%였다. 이어 인천 92.4%, 울산 90.8%, 경남 90.5% 등 9개 시·도가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화장률이 낮은 지역은 제주 69.4%, 충남 71.5%, 경북 74.8%, 충북 75.1% 등이었다. 수도권 지역 화장률은 89.0%로 비수도권 지역(81.7%) 비해 7.3%포인트 높았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화장률이 높은 지역은 경북 울릉군으로 화장률이 98.6%였고, 경남 통영시 96.5%, 경남 사천시 96.2%, 경남 진주시 94.8% 등도 높았다. 이처럼 화장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59개 화장시설이 화장로 350개를 갖추고 있지만 경기와 서울, 부산 등은 화장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연간 최대 화장능력은 전국 58개 화장시설(개장유골 전용시설 제외) 기준 31만4천280건이다. 하루 평균 873건을 화장할 수 있다. 2017년 화장자수 24만1천665명을 기준으로 1일 화장수요인 671명보다 여유가 있다.
다만 경기는 화장로가 10개 이상 부족하고 서울, 부산, 대구, 전남 등은 최대 9개 화장로가 더 필요하다.
이주현 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은 “올해 화장장 등 장사시설 확충에 408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화장시설이 부족한 경기 지역 등에 대한 신규설치 지원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화장 수요가 증가할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올해 상반기 해남, 진도, 완도 등 3개 군에서 공동으로 화장로 3기를 갖춘 남도광역추모공원을 개원하고 함백산 메모리얼파크(화성시, 광명시, 안산시, 부천시, 시흥시 공동) 등 장사시설 설치 지원도 이뤄질 계획이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