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자료사진)
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 세계인을 놀라게 한 역대 최대 올림픽’이었다며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 화려함 뒤에는 차별과 배제로 장애인들에게 분노를 안겨준 한 사건이 있다.
지난 2월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던 날, 청각장애인들은 부푼 기대감을 안고 평창으로 향했다. 그러나 당연히 제공될 줄 알았던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았고 비싼 돈과 시간을 들여 개막식에 참여한 청각장애인들은 행사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개막식 행사 이후, 개막식에 참여했던 청각장애인들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함에 따라 인권위는 “동계올림픽 개막식 전광판에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라며 “폐막식에서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을 필히 제공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는 지난 2월 25일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도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았다. 끝내 인권위 권고를 불수용 한 것이다.
지난 6월 8일 장애벽허물기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장애인 단체)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조직위원회에 연락을 취했다. 그 결과, 조직위원회는 “전광판에 수어통역을 제공하는 것은 IOC와의 협의사항” 이라며 “IOC와 사전협의를 추진했으나 수차례 독촉에도 IOC가 수어통역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통역을 시행하지 못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장애인 단체 관계자는 “올림픽 행사에서 정당한 편의제공을 요청했음에도 이를 거부한 행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뿐만 아니라 UN장애인권리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세계인의 축제에서 장애인이 차별받고 배제당하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평창 동계올림픽 수어통역 미제공에 대한 IOC 차별 진정은 30일 IOC윤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됐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