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중증장애인 2만여 가구는 부양가족이 있더라도 국가로부터 기초생활 보장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들 중증장애인 가구는 낮은 소득에도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의 기초생활 보장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구에 중증장애인이 포함돼 있으면 이른바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생계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부양의무자가 고소득자이거나 고액 재산가인 경우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계속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가구에 중증장애인이 있으면 부양의무자 기준과 관계없이 생계급여가 지급된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본인의 재산이나 소득이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선정기준을 충족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소득이 있는 자식·부모·부인·남편 등 가족이 있으면 생계 급여를 받지 못하게 한 장치다. 소득이 있는 가족이 먼저 부양의무를 다하고 그다음에 국가에 기대라는 논리이다.
이렇게 소득이 적은데도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생계급여를 받지 못한 중증장애인 가구는 2만여 가구로 추산되고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복지 사각지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비록 가족이 있어도 연락이 끊긴 지 오래거나 연락이 닿더라도 소원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서류상 부양의무자로 인해 복지혜택에서 제외되는 일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이렇게 내년 생계급여 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2020년 생계급여 예산으로 올해(3조7천617억원)보다 15.3%(5천762억원) 증가한 4조3천379억원을 확보했다.
정부는 저소득 취약계층의 기본생활 보장을 강화하고자 기초생활 보장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있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