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부양의무기준·장애시설…“3대 적폐”
◇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은 12일 오후 5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앞에 모여 “정부의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라며 행진에 나섰다.
장애인 단체가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예산 확보를 요구하기 위해 두 번째 행진에 나섰다.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공동행동)은 12일 오후 5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앞에 모여 “정부의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장애인 신체에 낙인 부여하고 복지이용을 제한하는 ‘장애등급제’ ▲부양 책임을 가난한 개인과 가족들에게 전가하는 부양의무자기준 ▲장애인을 집단 수용해 지역사회로부터 배제하는 장애인수용시설을 3대 적폐로 규정했다.
발언에 나선 이형숙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장애등급제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장애등급이라는 침대에 장애인을 눕혀놓고 절단하거나 늘여 죽이는 제도”라며 “장애등급제는 등록 장애인을 오직 의학적 손상에 따라 구분하고 예산에 맞춰 서비스 대상자 수와 양을 통제한다”고 말했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지나가는 행인의 키가 자신의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절단하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침대 길이에 맞추기 위해 늘여 죽였다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이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억지로 자신에게 맞추라는 독단을 일컫는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장애등급제 폐지 시행을 위한 장애인단체 토론회에서 내년 7월부터 시행될 ‘종합조사도구’를 공개했다” 며 “그러나 이는 1~6급 장애등급을 총점 596점의 장애점수제도로 바꾼 것일 뿐, 달라진 게 없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전동휠체어를 탄 15명 등 활동가 약 30여명은 예산 확대를 요구하기 위해 김 장관을 만난다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애오개역 인근까지 약 3.5㎞를 이동했다.
이들은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하자”, “문재인 정부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다”, “장애등급을 장애 점수로 바꾸지마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 오후 5시45분께 서대문역 교차로에서 20여분 간 발언을 이어가면서 차량이 다소 혼잡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은 단체의 두 번째 행진이다. 앞서 공동행동은 지난달 28일 서울역 2층 대합실에서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을 찾습니다’ 농성을 11일간 진행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연 뒤 애오개역 인근까지 이동한 바 있다. 단체는 매주 금요일마다 출발지와 행선지를 달리해 행진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