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보장구 부당수급 급증, 줄줄 새는 건보재정

구멍 뚫린 보험급여 관리체계…전문 브로커까지 등장

전동휠체어 등 장애인 보장구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지급이 급증하며 부당수급 또한 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제출한 2012년부터 16년까지 연도별 장애인보장구 급여 및 부당수급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보장구 관리현황을 점검했다.
그 결과, 2012년 6만4천408건이었던 장애인보장구 급여지급 건수는 2013년 7만1천350건, 2014년 7만4천268건, 2015년 8만3천77건, 2016년 13만1천738건으로 꾸준히 증가해, 최근 5년간 42만4천841건의 장애인보장구 급여지급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2012년 273억5천900만원, 2013년 323억600만원, 2014년 342억4000만원, 2016년 1천100억7천700만원으로, 최근 5년간 2천503억600만원의 급여가 지급됐으며 2016년의 경우 2012년 대비 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보청기와 전동스쿠터, 전동휠체어 등 전동보장구의 보험급여가 급격히 증가했다. 정동보장구는 2012년 6천573건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2016년 1만242건으로 최근 5년간 4만5천129건이 청구돼 670억9000만원의 급여가 지급됐다.
보청기 급여지급건수도 2012년 1만3천709건에서 2015년 2만540건으로 늘었고, 급여기준이 개정돼 급여기준액이 34만원에서 131만원으로 확대된 이후 수요가 급증해 2016년 5만8천235건 총 670억9천400만원이 청구·지급됐다. 5년간 12만3천299건에 총 918억3천400만원이 쓰였다.
문제는 보장이 늘면서 부당수급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장애인보장구 부당수급 적발건수는 총 641건으로 2억1천400만원에 달하는 건강보험이 부정한 방법에 의해 지급됐다. 5년 사이 건수로는 4.5배, 비용으로는 2배가 넘는 비중이다.
이 가운데 장애인보장구 부당수급을 전문으로 하는 브로커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노인을 장애인으로 등록시킨 후 저가의 보장구를 판매하고 높은 기준금액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 일부는 장애인에게 교통비나 소개비를 지급하며 불법을 자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는 본인부담금을 면제해주겠다며 노인이나 장애인을 유인ㆍ알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이 환자를 소개·유인·알선하는 행위를 하거나 사주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의료급여법과 달리 국민건강보험법은 부당수급에 대한 처벌과 판매자 부당이득 환수규정이 구체적으로 명시돼있지 않은 맹점을 노린 것.
이와 관련 김승희 의원은 “장애인보장구 사업규모는 급증하고 있지만 건보공단에서는 부당수급 여부에 대한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보험료 누수를 막기 위한 법령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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