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들이 장애인에 대한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민법 9조 등에 관해 16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와 법률지원단으로 구성된 ‘성년후견제 개선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법 9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민법 9조는 ‘가정법원은 질병·장애·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해 본인과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검사 또는 지자체장 등의 청구에 의해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성년후견제도는 장애인의 결정권과 선택권을 침해하는 제도로 그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며 “성년후견유형은 성년후견개시 후 후견인에게 포괄적인 대리권한을 부여하면서 당사자의 모든 법률적 권한을 박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년후견제도 시행 이후 장애인은 반드시 성년후견인을 선임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님에도 금융 관련 업무나 휴대폰 개설 등 각종 법률적인 의사결정 관련 상황에서 장애인에게 무조건 후견인의 동행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며 “장애인 스스로 결정하고 처리할 수 있었던 많은 의사결정 과정이 오히려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공동대책위는 “장애인은 반드시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사회 인식 속에 가족의 신청에 의한 경우 본인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쉽게 성년후견 개시를 판단한다” 며 “이를 악용해 가족이나 주변인들이 장애인의 재산권 등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성년후견제도의 유형 중 의사결정권리를 가장 포괄적으로 대리하며 심각하게 침해하는 성년후견 유형을 폐지시키기 위한 활동을 시작으로 장애인의 의사결정권리를 침해하는 제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동 기자/newskw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