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모금·배분 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이웃돕기 집중모금 운동을 벌인지 한 달이 다 되도록 돈이 제대로 모이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1월 21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72일간 희망나눔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별로 성금액에 따라 온도계가 올라가 목표액에 도달하면 100도를 가리키도록 한 사랑의 온도탑을 마련했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전국 모금액을 집계한 사랑의 온도탑은 17.8도다. 43.3도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도나 낮다.
작년 같은 기간에 1천484억원이 모금됐던 것에 반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57%나 감소한 638억원이 모이는 데 그쳤다. 공동모금회는 이번 희망나눔 캠페인 기간에 3천588억원을 모을 계획이다. 이 액수는 작년 모금액 3천500억원보다 2.5% 높다.
그러나 공동모금회는 부산·대구·광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모금액이 훨씬 줄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청탁금지법 시행이나 미르·K재단 관련 비리 의혹 등으로 사회 전반에 기부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아직 캠페인 초기라 기부 동향과 문화 전반을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 면서도 “정치·사회적 외부 환경에 의해 기부가 줄어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모아진 성금은 매년 사회복지시설과 기관, 단체 등 2만곳(400만명)에 기초생계, 의료·건강, 지역사회보호망구축, 교육·취업·자활 등 8개 분야로 나뉘어 쓰인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가정들에 긴급히 생계비를 지원하는 ‘위기가정 지원사업’과 저소득층 중증질환자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재난적 의료비 사업’ 등 긴급지원사업에도 사용된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모금액 5000억을 돌파했고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같은 해 1000명을 넘어 올해 1300명을 돌파하는 등 국민들의 신뢰를 서서히 되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