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인은 가난하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경제개발협력기구인 OECD 회원국 중 1위이다. 한국 노인 빈곤율은 45.6%로 OECD 평균 12.6% 보다 33.0% 포인트 높다. 한국의 노인이 가난한 이유는 대부분 자녀들을 키우고 학교 보내고 결혼을 시키느라 자신의 소득과 재산을 거의 써버렸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노인들은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의 노인 중 공무원연금이나 국민연금으로 여유 있게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해마다 나이는 먹어 가는데, 노후 재무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수입을 늘린다
재무설계의 제1원칙은 수입을 늘리는 것이다. 수입은 근로소득처럼 경상수입, 경조금처럼 비경상수입, 저축에서 인출한 돈과 같은 기타수입이 있다. 따라서 경상수입을 늘려야 지속 가능한 수입이 생긴다. 경상수입 중 대표적인 것이 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이전소득이다. 일반적으로 교육을 통해 능력을 계발할수록, 경력이 많을수록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높아진다. 젊어서 공부하고 기술을 익히며 경력관리를 잘 해두면 나이가 들어서도 소득을 늘릴 수 있고, 소득과 재산을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노후대책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소득이 높고, 고소득자들은 저축이나 투자로 노후를 대비하며, 고액의 연금을 안정적으로 받아 노후를 보장받는다. 은퇴한 후에도 꾸준히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젊어서 벌어놓은 돈이 늙어서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범한 노동자들은 나이가 들면 은퇴를 강요받고, 열심히 일해도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기에 소득은 넉넉하지 않다. 그래도 돈을 벌려면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사업체에서 일을 해 근로소득을 얻거나, 가게를 자영하거나 농업에 종사하여 사업소득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노후에는 이전소득도 큰 보탬이 된다.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이전소득과 자녀들이 준 용돈과 같은 사적 이전소득이 있는데, 안정된 노후를 위해서는 공적 이전소득을 늘리는 것이 좋다. 국민연금은 하루라도 빨리, 하루라도 길게 가입하고, 한 푼이라도 많이 넣으며, 하루라도 늦게 탈 때 더 많은 연금을 타도록 설계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지출을 줄인다
재무설계의 제2원칙은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수입을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지출을 가능한 줄여야 한다. 지출 중에는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의식주와 같이 줄이기 어려운 것이 있고, 문화비·외식비·교통비·통신비와 같이 줄일 수 있는 것이 있으므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잘 관리해야 한다.
예컨대, 승용차는 기름값·보험료·세금·수선비 등 월평균 30~50만 원이 있어야 유지할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 살아가는데 큰 불편이 없다면 승용차를 없애거나 경차로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녀들이 출가하여 가족수가 줄었지만 큰 집에서 산다면 광열비·전기세·재산세 등 유지비를 고려하여 크기를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1년에 몇 차례 방문하는 자녀들을 고려하여 큰 집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
노후생활에서 가장 크게 늘어나는 지출이 의료비이다. 건강할 때부터 금연과 절주를 하고, 운동을 하여 건강관리를 하면 질병 치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제공하는 건강검진과 암 검진을 받아서 큰 병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지출을 줄이기 위해 친목모임에 참석하지 않거나 친인척의 경조사도 챙기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활동을 역동적으로 하는 것은 친목을 도모하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로우대 제도를 활용하여 교통비와 문화비를 줄이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는 등 활력 있게 살면 우울증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어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저축을 늘린다
재무설계의 제3원칙은 저축을 늘리고 잘 관리하는 것이다. 노후에 대비한 재무대책을 늙어서 세우는 것은 늦다. 젊어서 소득이 있을 때 소득의 일부는 반드시 저축하고, 그 돈을 투자해야 한다. 젊어서 공부를 하거나 돈이 되는 기술을 습득하고 경력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도 좋은 투자이다.
재형저축 등을 들어 목돈을 만들고,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하여 집을 분양받으며,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는 것도 일종의 재산형성이다. 젊어서는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것만큼 좋은 투자가 없지만, 나이가 들수록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저축을 늘려야 한다.
저축은 이율이 높은 것을 찾아야 한다. 이율 혹은 수익률이 높은 경우에는 원금을 회수할 수 없는 위험성이 있는데, 적절히 분산투자를 한다. 예컨대, 연금저축이라도 대체로 보험회사에 가입하면 수익률이 낮고, 투자회사에 가입하면 수익률이 높은데 가입기간이 길수록 그 차이가 커지므로 잘 선택해야 한다.
주변사람들의 권유로 민간보험에 가입한 것이 많을 때에는 연금보험, 질병보험, 종신보험 등을 잘 따져서 꼭 필요한 만큼만 유지하고, 어느 정도 현금이 있어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돈이 꼭 필요할 때 바로 쓸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이 돈을 벌게 한다
나이가 들수록 돈을 쫓는 삶은 허망해 진다. 한국의 노인은 선진국 노인에 비교하여 더 많이 일 하지만 더 가난하다. 향후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이 성숙될 것이므로 돈을 벌기 위한 일을 줄이고 봉사활동 등 사회참여활동을 늘려야 삶의 보람을 키울 수 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소득을 늘리고, 주식·채권·예금 등을 통한 금융수입을 늘려야 한다. 부동산 투자도 사는 집을 키우기보다는 임대수입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훌륭한 노후대책은 ‘돈이 돈을 벌게 하는 것’이다. 소액이라도 돈이 돌고 돌아서 내 수입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기 어렵다면, 돈이 덜 드는 생활양식에 만족하자. 행복은 작은 만족에서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민연금 노후준비서비스 http://csa.n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