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공개동굴을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무장애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며, 그 첫 동굴로 단양 온달동굴(천연기념물 제261호)을 지정해 2020년까지 내부 탐방로를 정비하기로 했다.
총사업비 23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올해 설계비로 1억원이 투입되고 공개구간 450m 중 입구에서부터 300m까지의 구간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에 문화재청은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데 지장이 없는 무장애 공간을 조성해 장애인, 노약자 등 전 국민에게 보편적 문화 향유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할 예정이다.
동굴 내 무장애 사업 시행은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장애인 단체 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거동 불편자의 현실적인 불편사항을 사전에 파악토록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단양동굴의 관리를 맡은 단양군은 사업을 시작하는 5월부터 장애인 단체와 시민단체의 자문회의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단양 고수동굴을 운영하는 단양관광관리공단은 단양군장애인단체연합회와 관광시설 내 무장애 시설 설치와 지위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협조의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장애, 연령, 언어, 성별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 환경을 설계하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범용 디자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참고로, 무장애 시설이 설치된 동굴을 운영하는 해외 사례로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미국 뉴멕시코주 칼스배드동굴(Carlsbad Cavern)로, 비교적 평평하고 조명시설이 잘되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할 수 있는 1.9㎞의 포장도로가 구비되어 있고,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어 있다.
문화재청은 정부혁신의 역점과제로 추진하는 이번 시범사업을 계기로 나머지 천연기념물 공개동굴도 추가로 내부 정리를 확대하여 문화재 관람 사각지대를 점차적으로 해소시켜 나갈 예정이다.
한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굴 중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곳은 제주 김녕·만장굴과 한림 용암동굴지대(소천굴, 황금굴, 협재굴), 울진 성류굴, 삼척 대이리동굴지대, 영월 고씨굴, 평창 백룡동굴, 단양 온달·고수동굴 등 총 8곳이다.
이인동 기자/newskw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