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 3명 중 1명은 65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노인 우울증 환자 수는 최근 5년간 연평균 6.4%씩 증가하고 있어 초고령화 시대 진입을 앞두고 정신 질환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심사 결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 진료 인원은 68만명으로 4년 전인 2011년 60만2천명 비해 약 8만명(13.0%) 중가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은 2015년 22만4천명으로 2011년 17만5천명보다 4만9천명(28.0%) 증가했다. 노인이 전체 우울증 진료 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29.1%에서 2015년 33.0%로 높아졌다. 연평균 환자 증가율은 65세 이상 집단이 6.9%, 전체 집단이 3.1%로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65세 미만 환자는 지난해 45만6천명으로 최근 5년간 증감을 반복하며 평균 45만명 수준을 유지했다.
노인 가운데 우울증 진료를 가장 많은 받는 연령대는 70∼74세로 전체의 28.4%를 차지했으며, 그다음으로는 65∼69세 26.9%, 75∼79세 24.6%, 80∼84세 13.7% 순이었다. 총 진료비는 2011년 739억5천만 원에서 2015년 915억6천만 원으로 176억1천만 원(23.8%) 증가, 연평균 증가율은 5.5%로 나타났다. 노인 우울증은 치매와 구별하기 쉽지 않아 엉뚱한 진료를 받는 경우도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는 지적 기능 결핍이 우울증보다 먼저 나타나지만, 노인성 우울증은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치매는 인지 기능이 감퇴한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감추려 하지만 우울증 환자는 기억 장애 등을 말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검사 시에도 과제를 열심히 해내려 하는 태도를 보인다. 노인 우울증은 치매와 달리 가족의 도움과 약물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 약은 중독성이 있어서 평생 복용해야 한다거나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는 잘못된 정보가 있는데, 항우울제는 중독성도 없고, 일상생활이나 직업적 활동에 지장을 주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정신 질환 자체에 대한 편견 때문에 우울증 환자들이 치료를 제대로 받기가 어려운 여건” 이라며 “무엇보다 가족들이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환자에게 제대로 된 조언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함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