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저울 -이영춘

·이 영 춘 ·평창봉평 출생 ·전 원주여고 교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겸 감사 ·강원장애인복지신문사 회장
·이 영 춘
·평창봉평 출생
·전 원주여고 교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겸 감사
·강원장애인복지신문사 회장

그녀의 눈금이 한 쪽으로 기울어진다
세상과 맞서 팽팽하게 세상을 당기던 몸
몸의 무게가 가랑잎 같은 깃털로 발가락을 세운다
새 길을 세우는 붉은 이정표

몇몇 손들이 저울추를 바로 세우려 바람의 무게를 빌어온다
무게는 왼쪽으로 기울어지고
파랗게 눈 뜬 우리들은 들고양이처럼 푸른 광채를 뿜으며
어둠이 기우는 쪽으로 귀를 세운다

새의 깃털 같은 오후, 오후의 미열은 초침으로 흔들리고
동공은 우리들 시야를 떠난 지 오래다
멀리서 앰뷸런스 달려오는 소리

긴 복도 한 끝으로 흰 광목천을 덮은 한 그림자 멀어져 가는 소리
빗줄기는 창을 두드리고
빗물 속에 보퉁이를 내려놓은 그녀가
산 중턱을 넘어가고 있었다

새벽이었다 추錘가 한 눈금을 넘어선 그 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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