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갠지스 강 -이영춘

어스무레한 새벽
죽은 시체의 행진으로 공기도 흔들린다는
갠지스 강변의 골목길과 바자르 사원을 돌아
연등 하나씩 들고 배를 탄다

배 위에서 연등을 가만히 강에 띄운다
괴괴히 흐르는 영혼들의 머리 위에
강가 여기저기 화장을 기다리는 시체들이 보인다

죽어서도 차례를 기다리는
꽁꽁 묶여서도 자유를 기다리는
장작더미 위에서 지글지글 타는 시체 한 구가 보인다

새까만 얼굴, 툭 튕겨져 나와 있는 두 발,
작년 가을
마흔 살에 생을 마감한 내 동생 얼굴이다

불꽃이 튄다
공기가 흔들린다
숨이 멎는 한 순간,
갠지스강 강물도 숨이 멎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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