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이야기] 소한(小寒)

소한(小寒) 은 24절기 중 스물세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입니다. 또한 소한은 해가 바뀐 다음 처음으로 돌아오는 절기이기도 합니다. 음력으로는 보통 12월에 속하고, 양력으로는 1월 5일이나 1월 6일에 소한이 옵니다.
소한(小寒)은 적을 소(小)자에 차가울 한(寒)으로 되어 있습니다. 소한 바로 다음에 오는 절기가 대한(大寒)인데, 바로 그 대한을 큰 추위라고 한다면 그것과 비교하여 적은 추위가 들어오는 절기라고 해서 소한(小寒)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작은 추위와 큰 추위라는 구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구별과는 상관없이 추위가 오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 ‘정초한파(正初寒波)’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고 농담을 했습니다. 물론 아예 신빙성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해가 바뀐 다음의 첫 추위가 딱 이 소한에 맞춰서 찾아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니, 아직 대한 추위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옛 어른들 말씀이 틀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옛 어른들은 이처럼 정초에 몰아닥치는 한파를 마냥 두려워만 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소한 이후 입춘이 되기 전까지의 혹한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해놓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준비를 토대로 하여 “소한의 추위는 꾸어다가도 한다” 고도 했으니까요. 그러니까 적절한 준비 속에서 맞이하는 한파는 오히려 스스로를 단련시키는 계기가 되고, 이러한 단련을 통하여 한 해를 살아가는 힘을 내적으로 갖추게 된다는 것이니 그 기상이 대단해 보입니다.
소한을 검색해보면 보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가을의 보리씨를 봄에 심으면 오히려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유인즉, 가을의 보리는 겨울을 대비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이를 봄에 심으니 오히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가을의 보리를 봄에 심기 위해서는 ‘춘화처리’라고 하여 일정기간 그 보리씨를 추운 곳에 보관했다가 봄에 뿌렸다고 합니다. 그래야 그 보리씨가 제대로 된 열매를 맺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봄의 춘궁기를 넘겨줄 소중한 곡식인 보리가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추운 겨울이라는 시간을 일부러라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인데,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우리들의 속담과도 닮아 있는 듯합니다.
소한이 지나고 나면 결국 ‘정초한파’는 한풀 꺾이게 되고 맙니다. 그러면 아마도 한결 남은 겨울을 나기가 수월해지겠지요. 우리의 인생 또한 이렇게 극심한 추위를 겪으면서 살아갈 힘을 축적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또 그렇게 우리들은 알 수 없는 미래의 더욱 큰 추위 또한 견뎌낼 수 있다는 희망을 씨앗처럼 품는 인간이 되어갈 것입니다.

<자료 : 산수도인>

< 저작권자 © 강원장애인복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