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평창동계올림픽 북한참가에 거는 기대와 우려

지난 9일 남북은 회담에서 ‘우리 민족끼리’라는 단어를 놓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결과 공동보도문이 서로 달랐다. 오늘도 북한은 이 단어를 고집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 합의에 진통을 겪었고 끝내 다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끼리 원칙에서” 하자는 것이다. 북한이 ‘우리민족끼리’란 단어를 끝까지 고집했기 때문인데 한미 동맹 균열과 남·남 갈등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또 리선권은 “핵 문제가 나왔으니 말이지 철두철미 미국을 겨냥한 겁니다. 우리 동족을 겨냥한 게 아닙니다”라고 한 것은 고도의 정치선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또 비핵화는 대화 테이블에 올리지도 못하게 선을 그었는데 앞으로 남북 대화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2000년 남북정상선언 이후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라는 표현을 쓰며 한반도 문제를 민족 차원에서 해결하자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즉, 미국 등 동맹 국가들을 배제하자는 논리가 담긴 표현으로, 회담마다 고집했다.
하지만 우리측 대표단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측의 우리민족끼리라고 하는 그런 주장은 이번 신년사뿐만 아니라, 과거서부터 계속 해 오고 있는 것이고. 또 과거에 보게 되면 남북간 합의에도….”그리 했다며 큰 일이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회담이 막판에 진통을 겪은 배경에도 북한이 ‘우리민족끼리’라는 표현을 고집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또 평창올림픽을 제23차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라고 표현하면서 우리 측 지역을 언급하기를 피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남북회담에서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북측에 마식령 스키장 훈련과 올림픽 전야제 금강산 개최, 개회식 공동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을 제안해 합의문에 반영시켰다. 북은 230여명의 응원단과 30여명의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도 파견하기로 했다. 친북(W) 단체인 조총련 응원단 활동까지 보장키로 했다. 평창에 오는 북 선수는 고작 10여명인데, 삼지연 관현악단 140명을 합쳐 약 500명의 북한 선전요원들을 받아들이기로 한 셈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기로 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이 평창올림픽을 북한에 상납 했다”고 질타 한 것에 대해 무리가 아니라는 여론도 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것은 평생을 올림픽을 위해 노력한 선수들의 눈물과 피땀을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비판 한 것에 대해서도 걱정 반이다.
이어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는 것은 올림픽 개최국으로서의 상징인 태극기를 사라지게 한 것” 이라며 “이것이 우리 국민이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피와 땀으로 개최한 올림픽의 대가인지 묻고 싶다. 국민은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도 했다.
우리가 한민족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북한 정권수립 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향해 수 없이 많은 도발로 인한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 우리는 북한 당국에 적잖은 도움을 주었는데도 되돌아오는 것은 늘 군사적 위협과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정치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는 너 나 할 것 없이 한마음으로 힘을 보탠 한국 스포츠 외교의 승리라는 평가다. 국민적 성원을 등에 업은 유치위원회와 대한체육회 등 관련 단체는 물론이고 동계스포츠 스타와 강원도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힘을 보탠 결과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200여 개국 이상이 출전하는 올림픽은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과 엄청난 홍보 효과 때문에 이미 국가적인 사업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이러한 스포츠 문화 정치 경제 사회 등 국가 전체의 잔치마당에 북한의 정치적 선동 자리를 마련하는 꼴이 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 이미 쏟아진 물을 주어 담을 수는 없지만 정신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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