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죽하면 기초의회 폐지 나오나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에게 폭행을 당한 캐나다 현지 가이드가 당시 동행한 권도식 의원에게도 ‘접대부를 불러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예천군의회 의원 9명과 의회 사무직원들은 지난 연말 7박 10일간 미국과 캐나다 해외 연수를 다녀오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로 인해 국민들은 경악하고 있다. 연수 일정 중이던 지난달 23일, 박 의원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현지 가이드 A씨의 얼굴을 폭행했다. 이로 인해 A씨는 얼굴에 상처가 나고 손가락 인대 부상을 당했다고 것이다.
버스 CCTV로 확인된 그날의 영상이 공중파와 종편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는 것을 목격한 시민 사회는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다. 버스에서 다른 의원들과 대화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박 의원이 일어나서 주먹을 날리고 당시 상황을 보면서 자치단체의 의원이라고 하기 엔 충격적이다. 조폭 수준이다.
CCTV가 공개되기 전에는 박종철 예산군의회 부의장이라는 이가 이렇게 말했다. “일정 문제로 언쟁을 하며 손사래를 치다가 맞았다”고 했으나 박 의원과 언쟁을 벌인 적도, 대화한 적도 없다. 이를 두고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한다.
더 가관인 것은 박 의원은 폭행 후 사과하지 않았고, 동행한 다른 의원들이 걷은 5000달러(한화 약 560만 원)를 가이드 A씨에게 주면서 합의를 요구, 그들의 일방적 요구에 응했는데 합의서를 받아든 박 의원이 태도가 돌변했다. 박 의원은 폭행피해자인 가이드 A씨에게 “나좀 때려라. 돈 좀 벌어보게”라며 비아냥과 조롱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여기에 더해 박 의원에게 폭행당한 가이드는 “권도식, 접대부 찾아봐달라고 계속 요구”했고 이뿐 아니라 동행한 권도식 의원이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요청했다는 A씨의 증언도 나왔다.
A씨는 “권 의원이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으로 데려가 달라는 요구와 접대부를 불러달라는 요구를 여러 번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연수를 갔던 의원들이 투숙한 호텔에서 술을 먹고 복도에서 큰소리를 치는 바람에 같은 층에 묵었던 일본인 투숙객들에게 항의를 받았다고 A씨는 털어놨다. 논란이 커지자 박 의원은 지난 예천군의회 부의장직에서 사퇴했고,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했다. 꼼수 수작을 부리는 것이다. 당으로부터 제명되기 전에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수행하겠다는 전형적인 저열하고 비열한 짓거리다.
이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경북 예천군의회가 해외 연수 과정에서 벌인 폭행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 조사를 당내에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문제가 된 박종철 군의회 부의장 이외에 다른 부적절 행위자가 없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하라고도 지시를 내렸다.
더불어민주당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에서 자유한국당은 국민적 지탄과 사건 내용의 엄중함을 깨닫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지방의회 해외연수는 늘 ‘뜨거운 감자’다. 해외연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도화된 것이지만 당초 취지에 어긋나 해외연수가 아닌 ‘외유’로 변질되고 있는 사례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귀중한 혈세로 해외연수를 보냈는데 관광만 하고 돌아오는 것도 모자라 폭력을 행사하고 술집접대부 요구하는 이와 같은 해외연수는 당장 입법화하여 막아야 한다.
강원도의회를 비롯한 18개 시, 군 지방의원들은 타 군에서 일어난 일이라 수수방관 하지 말고 본인들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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