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론] 삶의 본질은 정치가 아니다


박혁종 본지 대표

지난 주20일, 절기상 가장 춥다는 ‘대한’을 뒤로 한 채, 때마침 찾아온 반짝 추위가 미세먼지를 밀어내면서 시민들은 추위에도 야외활동을 즐겼는데 이번 주 기온이 오르면서 다시 미세먼지가 걱정이다.
다행으로 강원도 영동 지방은 미세먼지 때문에 힘들어 하지 않는 게 복 받은 곳이기도 하다. 서울을 비롯한 경기 서북부와 충청, 전라 지역은 하루 종일 도시를 감싼 희뿌연 미세먼지 탓에 모두들 마스크에 움추린 모습이다.
강한 바람 덕에 이번 주 초 미세먼지 걱정은 덜겠지만 주 후반에는 다시 뿌연 하늘을 봐야 할 가능성이 많아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미세먼지 문제를 속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참으로 송구스럽다” 며 “미세먼지를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특단의 대책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에 이르렀다.
하지만 “중국 발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중국에 대해선 쓴 소리나 대책도 못 내놓고 있다. 이러한 악조건의 미세먼지 불구하고 1인 시위자들이 옷을 싸맨 채 피켓을 들고 서있는 모습이 안쓰럽고 불안하다.
아예 비닐과 장판을 둘러 노숙을 자처한 시위자도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매일 반복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지난 한해 전국에서 열린 집회와 시위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노동 민생분야 관련 집회가 늘었는데, 불법, 폭력집회는 줄어든 것은 다행이다.
서울 시내에서만 이런 크고 작은 집회들이 하루에 많게는 100건이 넘게 접수되는데, 경찰은 집회 개최를 최대한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해 집회와 시위는 크게 증가했다. 2018년 진행된 집회와 시위 건수는 2017년보다 58%늘어난 6만8천315건으로 야간집회가 허용됐던 지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석탄발전소에서 숨진 고(故) 김용균씨 관련 집회 같은 노동계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집회와 젠더 갈등, 성 소수자 등 사회 다양성 관련 집회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사립유치원법을 반대하는 유치원연합회, 카풀을 반대하는 택시단체 등 일부 이익단체의 대규모 집회는 여론의 반발을 사기도 했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집회의 경우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냐는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집회 건수는 늘었지만 경찰을 폭행하거나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불법 폭력 시위는 줄었다는 이유인가? 경찰은 집회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올해부터 각 경찰서 민원실에서 집회신고서를 접수받고 있다.
이처럼 급격히 늘어난 집회 때문에, 예상치 않은 교통 불편을 겪는 불만도 있지만, 또 한쪽에선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 정도 불편은 감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념 대립으로 번진 집회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자기 말만 하는 시위가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파고 있다는 우려이다.
물론 다양한 요구를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민주주의가 그만큼 성장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목소리를 낼 자유만큼 타인의 불편을 배려하는 보다 성숙한 집회 문화가 필요한 때가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가 아닌가 싶다.
‘그들이 아프니까 나도 아프다’ 어디에서 본 듯한 글귀이다. 한 인간사의 생활과 무관하지 않음이다. 내가 있음에 그대가 있고, 우리가 있는 이 세상 삶은, 더불어 함께 살아갈 때 비로소 아름답다. 대한민국의 그대로 사는 현장이 씁쓸하다. 살다보면 곧은길로만 갈 수 없다. 세상의 모든 길은 구부러져 있다고 하지 않는가. 삶의 길도 구부러지고 때로는 돌아가기도 하며 목적지에 다다르게 된다. 누군가가 구부러진 길을 함께 펴가자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말이다.
내 감정이 아닌 항상 본질을 봐야 한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내가 잘못한 일, 내가 똑바로 가야 할 지점, 감정을 들추고 사실을 직시하기, 그럼으로 요즘 내 마음을 괴롭히던 문제에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래, 본질은 그게 아니었지. “나는 다른 욕심을 내고 있었구나”라고 말이다. 국민에게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그게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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