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교도소 수감 중 발생한 욕창, 국가 책임 없다”

지체장애인, 항소 제기…정당한 편의 제공은커녕 최소한의 치료도 받지 못해
1심 재판부 “공무원 과실에 의해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기각

지체장애인이 교도소 수감 중 발생한 욕창에 국가 책임이 없다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경추·요추 손상으로 대소변 장애가 있는 지체장애인 정 모씨는 교도소에 입소하게 되면서 욕창 발생을 우려해 평소 사용하던 팬티형 기저귀를 쓸 수 있게 해달라고 교도관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교도관은 “사회에서 가져온 물품은 쓸 수 없다”며 거절했고, 정 씨는 결국 구금 생활 중 욕창이 발생했다. 정 씨는 교도관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호소하며 치료를 요청했지만 어떠한 치료도 받지 못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구금시설 수용자는 합리적 이유 없이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으며(제5조), 교정시설의 장은 수용자의 장애 정도를 고려하여 그 처우에 있어 적정한 배려를 할 의무가 있다(제54조)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씨는 지난해 9월 5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아래 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정당한 편의제공은 물론 최소한의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며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 8월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제7민사단독)은 ‘원고에게 발생한 욕창이 공무원의 과실에 의해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 씨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이번 판결은 장애인 수용자에게 법에 따른 최소한의 정당한 편의도 제공하지 않아 심각한 욕창이 발생했음에도 치료는커녕 어떤 적절한 조치도 이행하지 않은 국가 책임을 전면 배제한 것”이라면서 “법 앞의 평등을 보장해야 할 국가가 장애인 수용자의 건강권을 침해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정 씨 또한 “욕창이 발생하고 ‘제발 소독이라도 해 달라’는 간곡한 부탁에도 해당 교도관들은 수용자라는 이유만으로 적절한 치료를 해주지 않았다. 그때의 억울한 심정을 잊을 수가 없다”며 지난 8월 30일 항소를 제기했다.

이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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