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언론의 역할과 언론인의 자세

◇ 최호철    본지 편집국장    원주경찰서 경찰발전위원    원주시 명륜2동 주민자치위원
◇ 최호철

본지 편집국장

원주경찰서 경찰발전위원

원주시 명륜2동 주민자치위원

지난주 십여 년 전 필자와 함께 모 일간지에서 같이 근무한 선배 기자의 이야기를 듣고 씁쓰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얘기는 모 주간지 취재기자가 자신의 SNS에 모 기관에서 ‘왜 차별을 하느냐’ ‘밥을 먹는데 왜 자신을 빼놓았느냐’ ‘언론도 상하가 있느냐’ 등등 자신이 홀대 받는다는 심정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기자란 직업의 생명은 무엇일까?
언론사인 방송과 신문은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초가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건전한 민주사회의 건설에는 좋은 방송과 신문이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좋은 언론 환경이 되려면 기자의 양심이 살아 있어야 하고 진실과 공정의 바탕위에서 건전한 비판이 있어야 한다. 주관과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는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정신을 가져야 한다. 어떤 문제나 사건에 대해 편견이나 이해관계를 갖게 되면 그 문제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할 수가 없다.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거나 고의적으로 진실을 왜곡하면 피해를 입는 사람이 생기고 피해를 입는 집단이 생긴다. 그러므로 언론은 공정한 비판정신을 가져야 한다.
현대 생활에서 신문과 방송은 사회의 구성원 전체가 이용하는 도구다. 그래서 사회의 공기(公器)라고도 하고 언론기관(機關)이라고도 한다. 또한 세상 사람을 깨우쳐 바르게 인도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 해서 민중의 목탁(木鐸)이라고도 한다. 이것이 언론의 기능이요 역할이다.
특히, 과거에는 언론 매체도 일방적 전달방식이었다. 인쇄매체는 물론 방송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80년대부터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한 통신은 일방적 소통에서 쌍방 소통으로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지구상에 벌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현상들에 대해 정형화된 언론매체가 전달하는 것만이 진실이요, 선이라는 고정관념이 형성되어왔다. 그만큼 세상소식을 전해줄 매개체가 특정화된 소수였다는 말이다. 통신의 발달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있다. 다양한 시각을 동시 다발적으로 주고받기도 한다. 반면 불특정 사람이나 상황이 일방적 시각에 의해, 매도되는 역기능도 나타나고 있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가짜뉴스도 역기능의 일부분이다.
아울러 언론의 덕목은 공정성에 있다. 기자는 사실을 왜곡하여 국민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언론의 횡포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자의 의도가 호의냐 악의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난 차이가 되고 만다. 사실이냐 부분적 사실이냐, 허위이냐에 따라 한 사람, 기관, 사회가 당하는 피해는 크다. 그러므로 언론은 투철한 자각,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지녀야 한다. 양심과 정론직필의 집필 태도, 이것이 언론의 사명이고 기자의 자세다.
‘붓은 칼보다 강하다’ 이 말은 문필의 힘이 무력보다 강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붓이 칼보다 강한 상황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일상적 상식을 뛰어 넘으려면, 붓에 비상한 의지와 용기가 요구된다.
아직도 구태의연한 자세를 고집하는 일부 언론계 종사자들이 있어 안타깝다. 자신은 시대의 변화에 전혀 무관한 사람인양 언론 본연의 역할보다는 사리사욕에 눈먼 장사치가 있어 개탄할 일이다.
특히, 사회를 보는 날카로운 비판과 칭찬의 시각을 갖고 있어야 함에도 자신의 기준에 매몰돼 매너리즘에 빠진 얼치기 기자들이 수없이 많다. 소위 명함만 기자면 된다는 잘못된 의식을 가진 무늬만 기자를 일컫는 말이다.
앞에서 본 ‘언론인도 상하가 있느냐’는 말은 언론인도 등급이 있느냐는 뜻인데 물론 언론사나 기자에게 상하가 있을 수 없고 등급이 있을 수도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언론사나 언론인에게 등급이 아닌 체급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언론사일 수도 있고 기자 자신일 수도 있다. 아마추어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체급을 키워나가는 언론사나 기자가 돼야 프로와 견주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전국에는 수 천개의 언론사가 존재한다. 이는 80년대 언론자유화가 낳은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언론 본연의 자세를 갖도록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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