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돌 속의 새

금시아

돌을 주웠다
새의 한쪽 발이 빠져 있는,

새의 한쪽 발을 얻었으니 / 돌은 두근거렸을 것이다
심장은 파드득 / 날아갈 꿈을 꾸었을 것이다
분명 돌이 물렁물렁하던 시절이었을 테지
발을 하나 놓고 간 새는 절뚝거리며 / 어디쯤 날고 있겠다
새의 한쪽 발은 / 무심코 길에서 차 버렸던
풀숲에서 뱀을 향해 던져 버렸던
아니면, 하릴없이 물속에 던져 잃어버린
나의 한쪽 신발이 아닐까
두근두근 꾸었던 나의 꿈
그 꿈 어디쯤에서 한쪽 날개를 잃어버리고
나는 절름발이 새일까

새도 죽을 때는 돌처럼 부서지겠지
돌이 쩍 하고 갈라진다면
저 발은 날개를 달고 비상하겠지
돌을 닦는다 / 돌 틈 어디에서 외발을 씻거나
공중을 절뚝거릴 새의 발을 닦는다

돌 속의 새 발자국,
생략된 비밀들이 참 뾰죽뾰죽하다

* 금시아 시인
* 2014년《시와 표현》으로 등단
* 제3회 여성조선문학상대상
* 제17회 김유정기억하기전국공모전‘시’ 대상
* 춘천문학상 수상
* 시집:『툭,의 녹취록』
* 에세이『뜻밖의 만남. Ana』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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